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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의도된 것이겠지만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자 너무 작위적인 설정과 연출을 남발해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 아쉬웠고 예측하지 못했던 전개나 반전 등의 요소도 솔직히 약했다. 이런 주제나 전개 방식(블랙 코미디로 시작돼 분위기가 반전되는)의 영화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스토리도 생각보다 예상대로 흘러가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는 치밀하게 세팅된 여러 가지 상징적인 장치들과 배우들의 딱딱 떨어지는 연기에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다. 특히 배우들의 비중이 주연부터 조연까지 고르게 분배된 게 인상적이었는데 칸에서는 봉준호랑 송강호 둘만 거의 나오길래 송강호 원맨 영화일 거라 생각했지만 따지자면 오히려 송강호보다는 최우식이 진짜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옥자 봉준호 감독이 언급하기도 했지만 '괴물'보다는 '토토로'를 떠오르게 하는 영화고, 그외에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모노노케 히메'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 환경, 동물, 크리쳐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의 영향이 느껴진다.서양배우들과 한국배우들이 뒤섞이고 서울과 뉴욕을 오가는 부분들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출한 부분에서 감독의 경험치가 돋보인다.중간중간 소소하게 터지는 봉준호식 개그도 괜찮은편.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밸런스나 포지션은 어정쩡하다.화면은 과장되지않은 리얼한 스타일로 담고있는데 몇몇 주요 캐릭터들은 B급 만화 영화에 나올법한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타입이라 몰입에 방해가 된다.영화에서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담고싶었던건지, B급 정서의 개성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크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