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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Nirvana - Nevermind (1991)



너바나의 등장과 소멸에 이르기까지 90년대 초중반 그 뜨겁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춘기를 보냈지만 난 너바나의 팬도 커트코베인의 추종자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지를 앞세운 얼터너티브의 락씬점령을 못마땅하게 여겼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음악이 단순해서도, 연주가 형편없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그시절 내가 좋아하던 LA메탈, 팝메탈 밴드들이 제대로 활동도 못해보고 한물간 구시대적유물로 취급받게된 상황이 마음에 안들었던 것이었다.
이쪽 음악을 하던 밴드들은 하나둘씩 메이저 레이블에서 쫓겨나고 백수신세가 되어버렸다.(몇몇 밴드들은 어설프게 얼터사운드로 변신했다가 더 망했고)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거스를수는 없는노릇이고 그런지를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린 너바나 역시 그들이 의도한 결과가 아니었으니 너바나의 잘못도 아니다.

솔직히 이 앨범에 실린 곡들자체를 냉정히보면 그리 대단한것은 아니다.
펑크에 기반한 간결하고 스트레이트한 구조때문인지 처음에 와닿는 훅은 크지만 오래오래 우러나오는맛은 부족한감도 있다.
더군다나 15년이 지난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그런 디스토션 잔뜩 먹인 펑크정도로 들릴 수 도 있다.

하지만 90년대초 시대적 분위기와 요구에 그런지와 얼터너티브가 적절히 맞아떨어졌고 그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앨범이기에 이 앨범이 지닌 의미는 매우 크다.
나도 지겹고 너도 지겹고 커트도 지겨워했던, 하지만 이곡이 없었다면 지금의 너바나 전설이 없었을 수 도 있는 Smells Like Teen Spirit과 Breed, Lithium, Drain You, Polly등 자기파괴적인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