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양꼬치 먹으러 나갔었는데 가려던곳이 만석이라 돌아다니다 즉흥적으로 들어간 곳이다.
동경야시장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듯 일본식 선술집에 포장마차를 섞은듯한 가벼운 분위기인데 메뉴구성도 오꼬노미야끼부터 매운닭발에 탕수육까지 완전 잡탕이다.
이렇게 안주를 컨셉없이 이것저것 다 하는곳은 대체로 맛 없기마련인데 거기다 가격까지 엄청 싸서 음식 맛은 기대하지 않기로 하고 최대한 무난한 메뉴로 고르기로 했다.
참고로 여기서 가장 비싼 안주가 9,900원으로 만원 넘는게 없다.
일반 이자카야와 비교하면 말도 안돼는 가격.
그리고 안주뿐 아니라 사케도 간바레 오또상이 3만원, 송죽매900이 2.5만원, 쇼치쿠바이 텐이 1.5만원정도로 저렴하다.
사실 팩사케는 이정도가 적정가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이자카야들이 쓸데없이 비싸게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쇼치쿠바이 텐 하나하고 무난하게 함께 먹을 수 있는 베이컨 숙주볶음을 주문 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안주가 나왔는데 웬걸, 생각보다 그럴듯하게 나온다.
7,900원이란 가격으로 보이지않는 꽤 넉넉한 양에 베이컨도 제법 들었고 가쓰오부시도 아끼지않고 뿌려놨다.
사실 베이컨 숙주볶음은 간만 맞으면 맛없기 힘든데 간이 짭짜름하게 딱 좋았고 특히 숙주가 싱싱하고 통통해서 식감이 아주 좋았다.
금방 먹어치울 것 같아서 감자튀김을 추가로 주문 했다.
하지만 감자튀김은 좀 별로였는데 메뉴판 사진과 달리 크링클컷 감자가 나오더라.
크링클컷 감자는 두껍고 퍽퍽해서 맛없다.
그리고 어니언 시즈닝도 추가했는데 뭔가 뿌린것 같긴한데 티도 안난다.
그래도 튀김 자체는 잘 튀겼고 바로 튀겨나와서 미리 튀겨놓고 파는 패스트푸드점 감자튀김보다는 신선해서 좋았다.
튀김요리를 잘하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야끼왕교자를 추가했는데 예상대로 완전 잘 튀겨나왔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리 잘 튀겼지싶게 바삭바삭하고 속도 실하고 맛있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싼 가격에 비해 음식 맛이 좋아서 만족도가 더 높았던 것 같다.
이런 프랜차이즈들 특히 대학가 근처에는 요리도 알바들이 레시피 대충보고 설렁설렁하는 경우가 많고 자연히 맛도 거지 같은 경우가 많다.
여긴 주방쪽을 슬쩍 보니 아주머니가 주방장이신듯 했는데(and 사장님이실지도) 어쨌건 요리하는 아주머니의 스킬이 좋으신 듯 하다.
비싼 이자카야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가볍고 저렴하게 사케 한잔하기에 제격인곳이라 앞으로 종종 갈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