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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제로: 맹세의 장소

 

플레이 전부터 제로가 용과 같이 시리즈 중 최고의 명작이고 특히 스토리가 월등히 훌륭하다는 걸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사실 초반 키류의 이야기가 진행될때까지만해도 '그 정도까진 아닌데...' 싶었으나, 마지마편으로 넘어가며 몰입도가 순식간에 상승!

극에서 그냥 또라이 정도로만 비춰지던 마지마의 캐릭터를 외전격 프리퀄에서 이렇게까지 맛깔나고 멋지게 미화(?) 시킬 줄은 상상 못했다.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전체적인 볼륨이나 미니게임(물장사)등 거의 모든면에서 제로가 극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되지만, 극을 먼저 플레이 하고 제로를 했기 때문에 재미(특히 마지마란 캐릭터의 매력)가 극대화되는 부분이 있다.

제로가 용과 같이5 이후에 나온 프리퀄이므로 정석대로라면 용과 같이5까지 하고나서 제로를 하는게 베스트라고 하지만, 나처럼 그렇게까지 투자할 여지가 없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극이라도 먼저 플레이 한 후 제로를 하길 추천한다.(물론 딱 한편만 한다고하면 무조건 제로.)

마성의 매력남 마지마 고로.

스토리 전개가 상당히 흥미진진하고 흡입력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용과 같이는 용과 같이인게.. 특유의 막장 코드가 극에 비해 많이 양호하긴하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후반부에 가서 다소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굳이 죽일 필요까지 없음에도 강렬하고 극적인 전개를 위해 특정 캐릭터를 죽인다던지 하는 식의 남발이다.

이런게 심하다보면 개연성이 깨지고 더 가게되면 유치해지게 되는데 제로는 다행히 아주 심하게 가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최대 단점이자 난관이었던 후진 그래픽은 이미 극에서 적응과 단련이 된 덕에 생각보다는 거슬리지 않았다.

이런걸 보면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듯..

극에서도 좋았던 컷신 연출은 여전히 좋지만, 실제 배우 얼굴을 캡쳐 한 캐릭터들, 신경 써서 모델링 한 주인공급 캐릭터들, 대충 발로 만든 엑스트라급 캐릭터들의 얼굴 퀄리티나 디테일의 차이가 너무 커서 이질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건 아쉽다.

그리고 일본 버블시대 절정기였던 80년대 말 화려한 번화가, 유흥가를 재현해놓은 월드 디자인도 꽤 좋았다.

특히 게임의 무대인 카무로쵸의 2005년(극) 모습과 1988년(제로) 모습을 비교하며 세월의 흐름을 느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카부키쵸를 모델로 한 카무로쵸.

하지만 게임상 이제 20살, 24살에 불과한 키류와 마지마가 (아무리 애늙은이같은 80년대 야쿠자 출신이라고해도)너무 세상 다 산 아재들처럼 묘사되는 부분들은 어색했다.

시대 배경은 고려했지만 주인공들의 나이는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듯한 각본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도톤보리를 모델로 한 소텐보리

미니 게임은 극에는 없던 땅장사와 물장사가 있는데 땅장사는 전혀 재미가 없었으나 만인이 인정하는 물장사는 나 역시 재미 있었다.

심지어 본편보다 물장사가 더 재밌다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인데 나는 그정도까진 아니었지만 물장사 마지막 스토리까지 다 마치고나니 물장사만 족히 20시간은 한 듯 하다.

이랏샤이마세~

전투는 사실상 극 재탕 수준이어서 지루한 감이 있었고 전투 난이도는 극보다 훨씬 낮았다.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고 마지마의 후일담이 궁금해서라도 극2를 하고 싶은데 극이나 제로에 비해 너무 비싸서... 할인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