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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부산 차이나타운 일품향, 마가만두

차이나타운 입구
일품향 도착.
오래된 흔적이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젓가락과 물수건.
기본찬인 오이.
탕수육 (26,000원)
찐만두 (7,000원)
칭따오도 두병 비움.
마가만두로 이동중.
마가만두 도착. 일품향과 달리 방문한 연예인들 사인이 벽에 빼곡하다.
여긴 땅콩이 나온다.
군만두 (7,000원)
만두시키니 계란탕 같은 국물도 나옴.
느끼해서 그런지 차가 아주 맛있었다.

 

부산 출장 저녁은 부산역 근처의 차이나타운에 가보기로 했다.

찾아보니 유명한 집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백종원이 가서 만두 먹는 바람에 대박 났다는 신발원이 가장 유명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메이저 기피 기질이 또 발동돼서 방송때문에 외지인들 몰려들어서 정신은 없고 음식 퀄리티는 오히려 퇴보할 가능성이 있는 신발원 보다는 부산 현지인들이 맛집으로 인정하는 곳을 가기로 했다.

실제로 신발원은 만두보다는 중국식 공갈빵이나 꽈배기, 콩국 같은 메뉴로 인기 있던 곳인데 백종원이 군만두 먹고 간 뒤로 하루아침에 만두 맛집으로 바뀌었다는 부산 사람들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어쨌건 그리하여 찾아간 곳이 바로 일품향이었다.

내부는 세월이 느껴지듯 허름한 편이지만 지저분하진 않고 당연하지만 화교분들이 운영해서 자기들끼리는 중국말로 의사소통한다.

진짜 예전에나 보던 젓가락과 커다란 물수건도 인상적.

여긴 만두도 잘하지만 요리가 아주 맛있다고 해서 중국요리의 기본인 탕수육과 찐만두를 주문했다.(탕수육이 튀김 요리라 군만두 대신 찐만두를 고름)

탕수육은 단일 사이즈로 2.6만원이었는데 양에 비해서 좀 비싸다고 생각됐다.

참고로 소스는 강제 부먹인데, 난 찍먹이냐 부먹이냐는 딱히 따지지 않는다.

다만 배달일 경우엔 소스를 부어서 오게 되면 불어버리니까 따로 담아 오는 것이 낫고, 매장에서 먹을 땐 그럴 염려가 없으니 부어 나와도 상관없다.

정말 중요한 건 찍먹이냐 부먹이냐가 아니라 소스가 맛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스 맛에 자신이 있고 요리 한 사람의 의도가 부어 먹는 거라면 부어 나오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일품향의 강제 부먹 탕수육 소스는 내 입에 별로 맛있지 않았다..

들어간 채소부터 양파, 오이, 당근, 파인애플 등으로 흔히 먹는 탕수육 소스와 별 차이가 없고 중요한 건 너무 달다.

한 여름에도 핫코코아를 먹고 우유도 초코우유만 먹는 초딩 입맛의 소유자 권모님도 달다고 할 정도였으니 누가 먹어도 달다고 느낄 거다.

하지만 고기는 잡내 없이 신선하고 연했고 튀김 상태도 아주 좋았다.

요즘 저질 고기 쓰고 몇 번을 튀겼는지 튀김옷이 딱딱해서 입천장 다 까지게 하는 쓰레기 탕수육들이 많아서 그런것들에 비하면 훌륭한 탕수육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탕수육 잘하는 집들보다 딱히 더 낫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무엇보다 소스가 너무 평범하고 또 달아서... 오히려 잘 튀긴 고기 맛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느꼈다.

다음은 찐만두인데, 겉은 일반적인 우리나라 만두같이 생겼는데 속은 샤오룽바오처럼 육즙이 많은 중국 만두와 비슷하다.

그래서 피도 좀 두꺼운편이고 만두소도 그냥 먹을만한 정도지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특히 난 육즙 많은 중국식 만두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사실 알고보면 이게 육즙이라기보다는 만두소에 물을 넣어서 축축하게 만드는 것이고 또 그 육즙으로인해 특유의 느끼한 맛이 강하다.

그렇게 일품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식사를 마치고 나왔는데 이대로 가자니 왠지 아쉬웠다.

그래서 배는 부르지만 파이팅해서 만두 잘하기로 유명하다는 마가만두로 가서 군만두를 먹어보기로 결정.

하지만 결과는 일품향과 마찬가지로 그저그랬는데, 기본적으로 군만두도 찐만두처럼 특유의 기름진 육즙을 머금고 있는건 똑같아서 역시나 느끼했는데 특히나 군만두는 튀긴거다보니 더욱 느끼했다..

그래서였는지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차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마가만두는 차 맛집으로 인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