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사는 회사 막내 개발자님이 추천한 곳이라 언젠가 한번 가보려고 했었는데 왕십리 뜨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녀왔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매장에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남자 한분이 조리 및 서빙까지 다 하고 있었다.
이때 좀 싸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은 먹어보려고 했으니 그냥 들어가서 자리 잡았다.
메뉴 구성은 돼지고기, 닭고기, 오징어 조합의 두루치기로 양념에 따라 오리지널, 맵달새, 매콤 간장 등으로 나뉜다.
오리지널이랑 간장 양념은 너무 뻔할 것 같아서 여기 시그니처로 추측되는 맵달새로 먹어보기로 했는데 매콤+달콤까진 알겠는데 '새'는 뭘까 궁금했다.
아마 맛을 뜻하는 것이라면 새콤이 아닐까 생각됐지만 설마 두루치기에 새콤한 맛을 넣었겠냐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두루치기에서 진짜 새콤한 맛이 났다. 느끼기에 따라 시큼한 맛일 수도 있는 그런 맛이다.
맵달새는 맵기 조절이 안되는데 내 입에는 별로 맵지도 달지도 않고 새콤한 맛만 유난히 강하게 느껴져서 더 별로였다.
물론 내가 (커피 제외) 신맛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차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새콤한 맛을 뺀다 하더라도 딱히 독특하거나 맛깔난 양념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제육 느낌이다.
또 돼지고기가 꽤 두툼하게 들어있는데 이런 두루치기는 양념이 잘 배야하기 때문에 얇게 써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것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고기 양이 많은 게 아니라 두껍게 썰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철판 요리들이 대부분 그렇듯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볶음밥을 볶아주는데, 일단 밥이 흑미인 것이 비주얼상 좋지 않았고 중요한 건 간이 전혀 맞질 않아서 정말 맛없었다.
보통 이런 철판 요리에 볶음밥 할 땐 양념이 모자를 수 있으니 별도로 소스를 좀 추가해서 볶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그냥 정직하게 밥만 넣어서 볶아주더라.
그럼 남아있는 양념에 따라 간이 안 맞을 수 있다.
먹고 나니 배는 불렀지만 밥 때문에 그렇지 두루치기 양이 일 인분 7,500원이란 가격에 비해 푸짐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