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메뉴들도 있었지만 라멘이 주메뉴였던 시타마치라멘 바로 옆에 멘야마쯔리가 들어왔을 때 일본 라멘집 옆에 또 일본 라멘집 들어오는 게 상도덕상 좀 그렇지 않나 싶었는데, 시타마치라멘이 얼마 전에 나갔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표면적으로는 늦게 들어온 멘야마쯔리가 먼저 있던 시타마치라멘을 밀어낸 모양새.
시마타치라멘을 보내버린(?)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화산라멘이라는 매운맛의 신메뉴가 나왔다고 해서 먹어보러 갔다.
5단계의 매운맛 중 3단계인 지리산으로 선택.
메뉴판엔 300도라는데 확인할 순 없지만 아무튼 뜨겁게 달궈진 돌솥 같은 그릇에 라멘 재료를 담고 국물을 부운 후 뚜껑 덮고 3분 뒤에 먹으면 된다.
뭔가 복잡해 보이는 '화산라멘 먹는 방법' 매뉴얼을 주지만 화상의 위험 때문인지 직원이 다 해 줘서 딱히 할 건 없다.
기다리는 동안 뚜껑 위 구멍으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아마 이 모양이 화산처럼 보인다고 화산라멘으로 이름 지은 듯하다.
일단 국물 맛은 매운 라멘이니 당연하지만 맵고 얼큰하다.
그런데 매운 돈코츠라멘 같은 일반적인 매운맛의 일본 라멘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일본 라멘이 아닌 그냥 얼큰한 해장국에 면 말아먹는 것 같은 느낌.
면도 일본 라멘에서 주로 사용하는 면과 좀 다른 굵고 칼국수스러운 식감의 면이어서 더더욱 일본라멘 같지 않았다.
얼큰해서 속풀이용으로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딱히 새롭거나 특별히 맛있는 건 아니어서 호기심에 한번 먹어본 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