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죽은 종각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이자카야로 평범한 가게들 사이에 대나무로 장식된 외관이 눈에 띄는 곳이다.
진격의 구주 도넛이라는 이름의 시그니처 메뉴가 재미있어 보여서 주문했는데 샤부샤부가 도넛 모양으로 둥그렇게 나온다.
장벽처럼 높게 쌓은 숙주와 그 위를 덮고 있는 고기의 모습이 진격의 거인을 연상시켜서 '진격의'란 수식어를 붙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상적인 비주얼과 함께 양이 상당해 보이지만 위에 올린 얇은 샤부샤부용 차돌박이 한 줄 말고는 밑에 깔린 숙주가 대부분이고 숙주는 숨이 죽으면 양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막상 먹어보면 그렇게 많진 않다.
그래도 어묵이랑 호박, 버섯, 우동면, 죽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다 먹으면 배는 부르다.
하지만 고기 냄새에 민감한 내 입엔 차돌박이에서 잡내가 좀 나서 딱 두 점 먹고 계속 숙주만 먹었다.
하이볼은 위스키별로 다양하고 토닉워터와 탄산수 중 선택 가능한데 특이하게 잔에 위스키만 담아서 토닉워터나 탄산수를 따로 준다.
직접 농도 조절해서 취향대로 타먹을 수 있어서 난 좋았지만 사람에 따라 귀찮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분위기도 괜찮고 시그니처 메뉴로 개성과 재미도 챙겼지만 샤부샤부 고기 냄새 때문에 음식 만족도는 별로였고 혹시 다시 가게 되면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