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Kula Shaker - K (1996)


97년작 영화 '난네가지난여름에한일을알고있다'는 제니퍼러브휴잇을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개인적으론 별로 재미없었음)
그리고 이 영화 ost에 수록된 Hush를 통해 난 쿨라쉐이커를 알게 됐다.
참고로 Hush는 이들의 원곡이 아닌 딥퍼플이 불렀던 곡의 리메이크이며 딥퍼플 역시 Hush의 원곡자가 아닌 리메이크로 히트를 했었다.
어쨌건 90년대 스타일로 맛깔나게 리메이크한 Hush로 관심을 갖게되어 듣게 된 이들의 정규 데뷔작 [K]의 실체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쿨라쉐이커는 기본적인 음악적 뿌리를 6,70년대 사이키델릭에 두고 있는 브릿팝 밴드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인도'라는 키워드가 추가 된다.
일단 밴드명인 쿨라쉐이커부터 무슨 고대 인도왕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고 시타나 타블라같은 인도 전통악기를 적극적으로 써먹는건 기본, 앨범 쟈켓에도 인도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쓰고 있다.
뭐 이정도까지는 인도를 동경하던 기존 영미쪽 뮤지션들이 많이 해오던것이라 별로 새로울건 없지만 쿨라쉐이커는 여기서 한술 더 떠서 가사 전체를 힌두언지 산스크리스트언지로 도배를 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며 이런곡을 싱글로 내는 대범함까지 보여준다.(이 문제의 곡인 Govinda란 곡은 히트도 한다! 자야~자야~)
그것도 브릿팝씬에서, 게다가 신인들의 데뷔앨범에서 말이다.

이렇듯 등장부터 범상치않았던 분들인지라 영국에서도 브릿팝씬의 차세대 유망주로 급성장하게 되고 97년도 브릿어워드 신인상도 타먹는다.
그리고 이런 서양인들이 보기에 신비스럽게 느껴질만한 갖가지 데코레이션과 더불어 보컬 크리스피안 밀스의 오리지널 금발에 꽃스러운 외모까지 더해져 이들의 인기는 높아져만 갔다.
하지만 나치 문양 사건으로 휘청거린 후 또다시 인도에 짱박혀 보내다 3년뒤 내놓은 2집은 1집에 비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게 되고 그뒤 쥐도새도 모르게 해체돼버리는 어이없는 결말로 이어진다.
크리스피안 밀스는 그뒤 새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다 2006년에 쿨라쉐이커를 재결성, 2007년에 앨범도 하나 냈고(하지만 역시나 반응은 별로였다) 펜타포트때 우리나라에 내한하기도 했다.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쿨라쉐이커의 히스토리를 대략적으로 정리해봤는데 일단 나는 이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인도산 요소'에는 별다른 감흥도 관심도 없었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신비스럽고 흥미롭게 들렸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브릿팝을 듣고싶어서 이들의 음악을 들은 사람이지 시타 반주에 맞춰 인도 불경 읊는걸 듣고싶었던게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난 이들의 팬들이 높게 치는 Govinda나 Tattva같은곡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Into the Deep이나 Hey Dude, Start All Over같은곡들은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