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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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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고의 게임으로 불리며 한동안 시끄러웠던 바이오쇼크.

개인적인 뒷북 소감 몇마디.


*좋았던점

.세계관

여러 매체들과 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는게 바이오쇼크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이다.

사실 게임에서 다루고 있는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간결하고 보기에따라 단순하다고 할 수 도 있을정도다.

하지만 어느 돈많은 이상주의자가 기존 사회질서와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대서양 바다속에 해저도시를 건설한다는.. 마치 옛날 SF소설같은 세계관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스토리상의 반전은 어느정도는 예상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맵 곳곳에 놓여있는 녹음장치를 통해 단편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들을 더듬어가며 퍼즐을 맞춰가는듯한 연출도 좋았다.


.음향

그래픽보다는 사운드쪽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폐허가 된 해저도시 곳곳에서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4~50년대 팝송들.

이게 정말 절묘하게 어우러져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한 몹들이 보이지않는곳에서 혼자 중얼거리는거나 휘파람으로 노래를 부르는등 음향을 통한 연출이 상당히 뛰어나다.
물론 FPS로써 중요한 무기류의 사운드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충실한 FPS요소

FPS게임이니 당연한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스토리만 좋고 정작 FPS의 핵심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면 이렇게 대작으로 인정받지 못했을것이다.

리볼버부터,샷건,기관총,런처류와 석궁까지 FPS게임에서 주로 다뤄지는 전통적인 무기체계는 다 갖추고 있으며 게임내에서 플라스미드라 부르는 일종의 초능력도 쓸 수 있다.

불태우기나 얼려버리기부터 물리엔진을 활용한 염력과 적을 날려버리는 능력등등 종류도 제법 다양하다.

또한 각종 자판기에서 게임중 모은 돈과 아담으로 구급약과 탄약, 플라스미드등을 구입 또는 업그레이드를 하는등 RPG적인 성장요소도 가미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쉬운점

.그래픽과 레벨디자인

내가 너무 눈이 높은것일런지 모르지만 그래픽과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좀 아쉬운편이다.

비교적 뛰어난 범용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음에도 질적인 퀄리티는 그리 좋은편이 아니고 해저도시라는 어렵지만 충분히 멋질 수 있는 소재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것 같다.

실내에서 내다보이는 바닷속 광경은 똑같은 구조의 건물들 몇몇과 돌아다니는 물고기뿐이다.

실내디자인도 의료소를 가나 극장을 가나 연구소를 가나.. 그리 큰 디자인적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안그래도 해저도시라는 폐쇄적이고 제한된 공간에서 맵들조차 비슷비슷함의 연속이라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다채로운 디자인을 보여주거나 또는 도시가 폐허가 되기전 멀쩡하던때의 모습도 회상씬등의 연출로 다뤄줬더라면 좋았을것이다.

하지만 4~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는 각종 일러스트들과 영상은 좋았다.


.단조로운 몬스터

최근게임중 이렇게 몬스터의 종류가 적은 FPS는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몽둥이든놈, 총든놈, 갈고리든놈, 마법쓰는놈. 대략 이정도다.

그것도 무기만 다르지 형태는 그냥 좀비화된 인간들이라 더 단순해 보인다.

물론 위에 올린 빅대디라는 유니크한 존재가 있긴하지만, 비선공몹이라 그리 긴장감 있는 상대는 아니다.

리틀시스터와 빅대디마저 없었더라면 정말 심심한 게임이 될 수 도 있었다.


.허망한 엔딩

내 경험에 의하면 대체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스토리가 전개되는 게임들이 엔딩에선 무성의해 보일정도로 급하게 마무리지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불행하게도 바이오쇼크 역시 엔딩이 매우 짧다.

비록 플레이에따라 3가지의 멀티엔딩이 존재하고 엔딩의 내용이나 메세지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작의 엔딩이라 보기엔 너무 허무하고 함축적이다.

더군다나 엔딩 동영상후에 엔딩크레딧조차 없이 바로 메인메뉴로 돌아와버리는데 그 어이없음이란..

최소한 스토리에 몰입해서 엔딩까지 달려온 플레이어가 여운을 느낄 수 있을정도의 그럴듯한 엔딩테마와 크레딧정도는 흘려줘야 하는게 아닌가? 이 부분은 정말 옥의티라 할 수 있겠다.


*직접찍은 스크린샷이 없는이유는 게임내에서 스크린샷 저장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때문이다. 요즘세상에 스샷기능도 안넣은 게임이라니! 유저배려 측면에서의 감점요소다.

대략 장단점을 적어보았는데 중요한건 내가 엔딩을 봤다는것이고, 엔딩을 봤다는건 곧 몰입해서 했다는것이며, 몰입해서 했다는건 내가 이 게임을 재미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훌륭한 스토리와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하프라이프2조차 나는 중반이후쯤 흥미를 잃고 그만뒀던 사람이다.(하프라이프1은 매우 몰입해서 엔딩을 보았지만)

바이오쇼크를 플레이하면서 잘 만들어놓은 세계관에 비해 직접 게임에서 다루는 부분이 좁아서 아쉬웠는데 현재 바이오쇼크의 영화화가 진행중이다.

영화판의 감독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유명한 고어 버빈스키인데.. 이사람이 미국판 링을 감독했던 사람이다.

각색 잘하고 세트 디자인과 아트쪽에 신경 좀 써서 영화로도 대작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