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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아캄섬 전경
스캔모드
광원처리가 뛰어나다
배트클로를 얻은모습
카운터 어택!
테이크다운!
할리퀸
베인 피규어
뒷통수 후리기
포이즌 아이비
조커와 똘마니들
오라클과 교신
글라이드. 그런데 박쥐망토가 찢어졌다
게임내내 이 통풍구 뚜껑을 수도없이 봐야한다
조용히 처리도 가능
업그레이드 화면
말끔하던 모습은 게임후반에 가면 이렇게 된다. 고생하는 배트맨.


한달전쯤 이미 엔딩을 보았으나 워해머온라인의 기습적인 테스트탓에 뒤늦은 글이 되었다.
사실 영화나 만화등을 원작으로 삼은 게임 타이틀들은 대체로 후지다는 선입관을 게임 좀 해봤다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을거다.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그동안 나온것들 대다수가 영화 개봉에 맞춰서 묻어가기식으로 급조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원소스멀티유즈라는 취지는 좋지만 영화 개봉일에 맞춰서 그안에 만들 수 있는만큼만 만들어 출시해야하는 구조적 한계와 메인이 아닌 부가적인 제품이기에 제작비도 적은편일터, 결과물이 구릴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는것이다.
덕분에 낮은 완성도와 터무니없이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진 게임들 내지는 해리포터나 쿵푸펜더, 닌자거북이같은 저연령층을 겨냥한 게임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나 리딕, 최근의 울버린 오리진 같은 제법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들도 없었던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얘기할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의 경우 올해의게임상 후보로까지 거론될정도로 좋은 평가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높은 판매량을 거둔.. 한마디로 '대박타이틀'이다.

우선 나는 개인적으로 배트맨 시리즈를 영화정도만 본 사람들 중 하나로 배트맨의 팬도 아니고 이 시리즈에 별다른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
즉 어떠한 외부요인없이 순수하게 게임자체로써 플레이 했으며 게임자체로써 평가할뿐이다.
아캄 어사일럼은 일단 영화 제작에 맞춰서 개발된게 아닌 독립적으로 개발된 타이틀이다.
배트맨의 세계관을 사용했을뿐 스토리도 별도로 제작된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3인칭 액션의 구조를 갖추고 몇가지 퍼즐요소와 약간의 잠입요소가 가미된 구성으로 시스템적으로는 그다지 새롭거나 독특한 부분은 없다.
이런 익숙한 구성요소들을 얼마나 충실하고 균형있게 표현해냈느냐에서 배트맨은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첫인상을 결정짓는 그래픽은 만점을 줘도 될 수준이다.
배트맨을 비롯한 인물들의 디테일이 매우 뛰어나고 수준높은 광원효과를 통해 특유의 어둡고 암울+몽롱한 분위기도 상당히 잘 표현했다.
언리얼엔진3를 사용한만큼 수준급의 퀄리티는 이미 보장된 것이지만 레벨디자인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만족스러운 그래픽을 보여주면서도 최적화가 훌륭해서 8800GT로 1680x1050해상도에 풀옵션으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것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게임의 흐름은 아캄 어사일럼내에서 조커와 그 똘마니들을 하나씩 때려잡아 나가는 단순한 구조인데 게임이 진행될수록 하나씩 배트맨의 특수장비가 풀리면서 다양한 플레이 가능해진다.
처음엔 부메랑형 무기인 배트랑 하나밖에 없지만 물건을 당기거나 절벽을 건널 수 있게 해주는 배트클로, 벽을 폭파할 수 있는 스프레이건, 보안처리된 문을 열 수 있는 해킹툴 등 여러가지 장비가 추가된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은 길을 찾고 퍼즐을 해결하는 용도에 주로 쓰이고 적들과의 액션은 거의가 주먹질과 발길질이다.
단순한 클릭방식을 가지고 상당히 다양한 공격모션과 콤보, 카운터어택등이 나올 수 있게 만들어놨는데, 초반에는 전투액션이 너무 재미있어서 적npc들을 찾아다니게 될 정도다.
대체로 이런 액션게임들은 한정된 모션과 단순한 스킬구성으로 쉽게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배트맨의 경우 이런점을 잘 알고 있다는듯이 전투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주먹질과 발길질외에도 높은곳에 올라가서 박쥐날개를 펴고 내려오며 날리는 글라이드킥이나 넘어진 적을 올라타고 결정타를 먹이는 테이크다운, 그리고 적을 집어 던져버릴 수 도 있다.
전투시 효과음도 특별히 뛰어나진않지만 경쾌한편이고 타격감도 꽤나 좋은편이다.(패드를 사용한다면 진동을 통한 손맛은 두배가 된다)
그리고 약간의 잠입요소가 가미되어있는데 낮은자세로 조용히 적의 뒤로 접근해 소리없이 처리하거나 기둥위에 박쥐처럼 꺼꾸로 매달려있다가 아래로 지나가는 적을 낚아채는 가고일폼등이 가능하다.
물론 메탈기어솔리드나 스프린터셀, 히트맨등 전문적인 잠입액션이나 암살을 다룬 게임이 아닌만큼 미흡한 수준이지만 원한다면 정면승부가 아닌 잠입형태로 적들을 처리 할 수 있도록 해놓아서 게임플레이의 다양성을 늘리고있다.

또 하나 게임플레이에 중요한 요소로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있는데, 각종 콤보등 전투액션용 스킬들을 업그레이드를 통해 늘리거나, 특수장비들의 성능을 높여줄 수 도 있고 배트맨의 아머를 업그레이드해 몸빵을 강화 할 수 도 있다.
흔하다면 흔한 업그레이드 시스템이지만 이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강화시키는 캐릭터육성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게임플레이의 다양성에도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도 아무렇게나 집어넣으면 쓸데없이 조잡하고 복잡해지기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배트맨의 경우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조화롭고 심플하게 게임내에 잘 적용시켰다.
퍼즐요소의 경우도 쉬운편이라 길찾느라 짜증나서 때려치는 경우는 없을듯하고 보스들도 저마다의 패턴과 공략법이 있으나 몇번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면 어렵지않게 클리어 가능할 정도로 난이도도 적당하다.(노말기준)
그외에도 콘솔로 먼저 출시된 게임이니만큼 각종 도전과제들과 게임내 숨겨진 장소들, 기록경쟁을 위한 다양한 게임모드, 락을 풀어 수집 할 수 있는 캐릭터 피규어등 부가적인 즐길거리도 제공하고 있어 여러차례 플레이할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부가요소들엔 별로 관심이 없는편이라.. 1회차 엔딩으로 족하다.

물론 완벽한 게임은 없는만큼 단점이나 아쉬운부분들도 있다.
게임구성상 좁은 아캄섬을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되다보니 갔던곳도 몇차례 다시 가야하는등 다소 스케일이 작은편이라는것과(사정이 그렇다보니 배트카도 한번 못몰아본다) 너무 단순반복적인 길찾기(통풍구만 찾으면 모든게 OK)등은 아쉬운점들이다.
그럼에도 멋진 그래픽에 개성넘치는 캐릭터들과 호쾌한 액션, 다양한 장비를 통한 진행을 거듭하다보면 어느새 엔딩까지 오게 되는 잘 만든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대작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적어도 그동안 영화나 만화등을 원작으로 한 게임들 중에서는 역대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