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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인사이드 아웃


평론가들과 관람객들의 평이 모두 상당히 좋았고 심지어 픽사 역대급 작품이란 소리까지 나오길래 기대하고 개봉 첫 주말에 심야로 봤다.

우선 인간의 감정을 소재로 한 아이디어는 좋았다. 기발한 상상력과 군데군데 위트있는 연출도 괜찮았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고 지루하다.

엄밀히 따지자면 감정 캐릭터들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토리 자체만 놓고보면 그냥 사춘기 소녀의 집 나갈뻔하다 돌아온 이야기. 그게 내용의 전부다.

그만큼 감정 캐릭터들 부분의 비중이 크고 중요한데 난 여기서 별다른 재미를 찾지 못했다.

일단 감정 캐릭터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문제지만 토이 스토리나 몬스터 주식회사등 기존 픽사 캐릭터들에 비하면 매우 떨어지는 디자인이다.

감히 장담하건데 인사이드 아웃 관련 캐릭터 상품들 절대 대박나긴 힘들거다.

애초부터 인간의 다섯가지 감정을 의인화한다는 한계를 지녔기 때문에 너무 뻔하고 틀에 박힌 형태로 표현이 되었고 그 디자인조차도 영 별로란 얘기다. 보기만해도 갑갑한 슬픔이와 조증 걸린듯 비호감인 기쁨이, 존재감 없는 소심이와 어디서 본듯한 버럭이. 내가 볼땐 그나마 까칠이가 그중엔 가장 낫다.

감정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도 그리 흥미롭지 못했고 시각적으로도 별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굳이 극장 스크린으로 볼 매리트가 없는 수준의 연출이다. 스펙타클한 장면은 전혀 없다고 해도 될 정도.

때문에 연출도 그렇고 이야기의 내용도 그렇고 아이들이 보기엔 이해도 안되고 재미도 없는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이 작품의 진정한 타겟은 주인공 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 또는 주인공에 완전히 감정 이입이 가능했던 사람들이었을거다.

공감하지 못하면 유치하고 지루한 영화란 얘기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지는 못한쪽이었고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펑펑 울다 나왔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훈훈함 정도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펑펑 울 수 있는건지 정말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내가 너무 메마른건가?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