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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가로수길 콴안다오

쭉 뻗은 대나무가 운치 있다.
차가 먼저 나온다.
양파 절임과 고수, 고추 등.
호띠우 (7,500원)
껌승 (10,500원)
짜조 (6,000원)
반미 (7,000원)

 

가로수길에 있는 베트남 음식점 콴안다오.

나름대로 점심시간 피한다고 2시쯤 갔지만 웨이팅이 있었다.

25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주문하고 음식 다 나오는 데까지 또 15분 정도 걸렸다.

테이블이 그리 많지도 않지만 빈자리 있어도 무리하게 안 받고 자기들 페이스에 맞춰서 주문받고 조리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직원도 적고 음식도 빠릿빠릿하게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다.

몇몇 메뉴들은 할인 중이었는데 우리가 먹은 호띠우와 껌승도 할인 메뉴에 포함됐다.

일단 특이한 게 보통 베트남 음식점에서 쌀국수는 하노이식(북부)이든 호치민식(남부)이든 한 가지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긴 일반적인 소고기 쌀국수 퍼보외에 호치민식 쌀국수인 호띠우를 같이 판다.

프랜차이즈와 달리 베트남 셰프가 조리하는 곳이라 약간의 기대와 함께 호치민식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일단 비주얼부터 그동안 호치민식 쌀국수로 알고 먹었던 포메인 등 포XX들의 쌀국수와는 전혀 달랐다.

국물이 맑고 개운해서 기름지지 않고 깔끔한데 그러면서도 충분히 진해서 맛있었다.

건더기가 소고기외에도 새우와 피시볼, 메추리알 등이 들어있는 것도 색 달랐다.

그동안 포XX에서 파는 호치민식 쌀국수만 먹다 에머이에서 하노이식 쌀국수 먹은 뒤로 하노이식 쌀국수가 더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호띠우 먹어보니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껌승은 숯불구이 돼지고기 덮밥인데 목살 스테이크 동남아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찍어 먹는 소스 외에는 고기 자체에 향신료 맛 같은 건 안 나서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개인적으로는 돼지 목살구이 좋아해서 맛은 괜찮았지만 너무 평범해서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을만한 메리트는 느끼지 못했다.

짜조의 경우는 기대에 못 미쳤는데 식감도 그렇고 내용물의 맛이나 소스까지도 에머이 짜조(넴)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물론 에머이도 지점에 따라 튀기는 스킬 차이에 따라 맛없는 곳도 있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반미는 처음 먹어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히 매력을 못 느꼈다.

바게트 빵은 맛있는데 바게트 빵과 동남아식 내용물의 궁합이 내 입에는 그다지 조화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용물도 좀 부실해서 이게 7천 원이면 차라리 쌀국수 한 그릇 더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전체적으로 음식 맛도 평균 이상이었고 내추럴한 분위기도 좋았지만 40여분의 웨이팅을 감수하며 자주 가기는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