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알려진 윤경양식당의 고급 버전으로 새로 오픈한 윤경에 다녀왔다.
전부터 한번 가려고 했던 곳인데 마침 회사 점심 회식으로 가게 되어서 잘됐다 싶었다.
생각보다 매장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고 높은 가격에 걸맞을 만큼 분위기가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음.
10명이 가서 2만 9천원짜리 제일 비싼 윤경정식부터 등심, 안심, 스테이크정식에 후토마끼와 에비산도까지 골고루 먹었다.
일단 돈까스집이니 돈까스부터 보자면, 안심과 등심 둘 다 튀김 상태는 무난하고 두께도 두툼하게 나온다.
안심이 두께에 비해 식감이 부드러워 맛있었고, 등심도 괜찮았는데 문제는 등심에 붙은 비계였다.
개인적으로 비계를 너무 싫어해서 삼겹살도 잘 안 먹는데 돈까스에서 저렇게 두꺼운 비계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결국 비계 다 때 버리니 4분의 1 정도는 버린 셈이 돼버림.
그리고 웃긴 것이 예약하고 간 건데 돈까스 소스를 마주 보고 앉은 두 명에 하나씩만 세팅을 해놨다.
2만 5천원짜리 돈까스에 소스도 따로 안 주고 둘이 같이 먹으라는 게 말이나 되는 건가?
좀 먹다가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종업원한테 돈가스 소스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먹던 돈가스 소스 그릇을 가져가더니 거기다 더 담아다 주더라. 황당..
그리고 국물이 맛있길래 역시 한 그릇 더 달라고 했더니 대답만 하고는 다 먹을 때까지 안 가져옴.
손님 많아서 바쁜 것은 이해되지만 종업원들이 다들 정신이 없고 음식 가격만큼의 응대 스킬을 갖추지 못했다.
스테이크정식은 스테이크 익힘 정도 고르라고 하길래 당연히 덩어리로 나올 줄 알았는데 다 잘라 나와서 시킨 사람들 당황하게 만들고, 새우연어 후토마끼와 에비산도도 가격만큼의 퀄리티는 아닌 것 같다.
이래저래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결정타는 따로 있었으니.. 윤경정식에 딸려 나온 연어회가 원래는 안심정식, 등심정식에도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10명이 정신없이 막 주문한 것도 아니고, 사전에 예약하고 주문도 미리 해야 한다고 해서 전날 다 주문하고 간거라 충분히 준비를 했을 텐데도 누락됐다는 거다.
더더욱 이해가 안 가는 건 아예 연어회가 다 빠졌으면 까먹었나 생각이라도 할 텐데 윤경정식에만 주고 다른 정식엔 쏙 빼먹었다는 것..
종업원들도 딱 보면 음식 구성 알 테고 누락된 게 있으면 서빙하면서 조금만 신경 써도 알아챌 텐데 그냥 그대로 내놨다는 건 그냥 주는대로 서빙만 하는 수준 이상의 프로페셔널함은 없다는 얘기다.
다시 강조하지만 김밥천국에서 5천원짜리 돈까스 먹는 게 아니고 2만원이 넘는 돈까스를 사 먹었을 때는 음식 맛은 기본인 거고 이런 종업원들의 응대나 서비스에도 좀 더 세심한 수준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가격 비싸게 해놓고 말로만 프리미엄, 고급 붙인다고 저절로 고급이 되는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고 음식 맛이 그런 거 다 신경끌만큼 엄청나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솔직히 말하면 회사 회식으로 가서 망정이지 내 돈 주고 먹었으면 진짜 후회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