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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DELL S3220DGF

박스샷. 첫인상은 다른거 없고 그냥 '겁나 크고 무겁다'
박스 오픈. 패널의 안전을 위해 세우지말고 이렇게 눕힌 상태로 여는 게 좋다. 
패널을 눕힌 상태에서 스탠드를 결합시킨 후 함께 꺼내라고 그림으로 안내되어있다. 커브드 패널은 충격에 약하니 시키는대로 잘 따라하자.
제공되는 케이블들로 왼쪽부터 전원, USB(업스트림), DP, HDMI 케이블이다.
스탠드는 역시 델 스탠드답게 견고하다. LG나 삼성의 닭발 스탠드와는 다르다.
다른 델 모니터들처럼 스탠드 뒷면에는 델 로고와 보호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다.
이런 보호 필름이나 스티커를 일부러 안 떼고 쓰는 사람도 있지만 난 거슬려서 바로 떼야 하는 스타일이다. 떼고나니 편안..
스탠드 기둥과 받침대의 결합 방식 역시 기존 델 모니터들과 동일한 손나사 방식으로 간편하다.
2020년 2월 생산품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곡률은 1800R이다. 커브드인게 유일하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인데, 평면에 익숙한 입장에서 꽤 많이 휘어보인다.
전면 델 로고. 사진에선 시퍼렇게 보여서 눈에 좀 띄지만 실제론 더 어둡고 은은해서 별로 티 안난다.
후면 모습. 전형적인 델 모니터 형태로 견고하고 심플한 느낌.
인터페이스는 HDMI 2.0 2개, DP 1.4 1개, 오디오 라인 아웃과 헤드폰 아웃 단자, USB 3.0 4포트가 제공되는데 그 중 하나는 BC 1.2을 지원한다.(사진에는 다 안나왔는데 우측에 USB 포트 2개와 헤드폰 출력 포트가 존재)
책상에 올린 모습. 첫 느낌은 '크다' 그리고 '휘었다!'
듀얼로 사용하던 U2417H(24인치)와 비교 모습.
IPS 패널인 U2417H와 달리 S3220DGF는 VA 패널이라 고해상도 사진으로 색감 차이부터 확인해보았다.
음..
흠..?
의외로 색감 차이는 별로 없었다. 도트 피치도 둘이 거의 같아서 위화감 제로.(만족)
오히려 색감보다 두 모니터의 베젤 두께 차이가 더 눈에 띄었다. 역시 U라인과 S라인의 차이인가..
흰색에서는 차이가 좀 눈에 띄었는데 S3220DGF쪽이 약간 더 색온도가 높아보였으나 딱히 이질감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컬러 비교에서도 VA 패널인 S3220DGF가 조금 더 진한 것 같지만 역시 얼핏보면 구분하기 힘든 정도.
물론 명암 비교와 빛샘 테스트에서는 패널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지만 이건 당연한 부분.
마지막으로 플스4 프로에 연결해서 간단히 테스트 해봤는데 4K로 잘 인식해서 깔끔하게 다운스케일링 해준다.
세팅 완료

 

델 U2417H를 듀얼로 3년 정도 만족스럽게 잘 사용해왔다.

하지만 좀 더 큰 화면과 고해상도로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구와 갈수록 떨어지는 듀얼 모니터의 활용도 등으로 작년 말부터 대화면 QHD 싱글로 모니터 교체를 생각해오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조건과 이유는 명료했다.

크기는 32인치 - 책상에 놓고 사용하기에 대화면 중 가장 무난한 사이즈다.

해상도는 QHD - 일단 4k는 내 그래픽 카드가(2060super) 커버 못하고, 32인치 QHD는 24인치 FHD와 거의 똑같은 도트 피치(0.27mm)로 익숙하다.

16:9 비율 - 16:9밖에 지원하지 않는 플스 겸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4k 다운 스케일링 지원 - 역시 플스 때문에 필요한 기능이다.

144Hz - 나도 60Hz가 아닌 144Hz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게임하고 싶었다.

그리고 IPS '평면' 패널 - 이건 그냥 내가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원하는 32인치 QHD 해상도 16:9 비율의 IPS 평면 144Hz 모니터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언제 어느 제조사에서 출시할지도 기약이 없다.

그래서 VA 패널인 것만 제외하면 모든 조건에 해당되는 LG의 인기 모델 32GK850F를 주문했었으나 한 달 넘게 배송이 지연되는 걸 보고 열 받아서 취소한 후 델의 S3220DGF를 구입하게 되었다.

S3220DGF는 VA 패널인 것 말고도 32GK850F보다 한 가지 조건이 더 빠지는데 바로 '커브드'다.

커브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고 나는 커브드 모니터를 안 좋아한다.

더 정확히는 21:9 비율이면 커브드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16:9에서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오히려 커브드로 인한 왜곡이 마이너스라고 본다.

하지만 32GK850F를 포기한 후 마땅한 대안이 없었고 결국 커브드를 감수하고 모니터 브랜드로 선호하는 델의 S3220DGF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 모니터가 좀 특이한 게 출시된 지 반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오픈마켓에 풀리지 않고 델 공홈에서만 판매한다.

그래서인지 국내에 사용후기도 별로 없고 그 흔한 유튜브 리뷰조차 우리나라 사람이 올린 건 하나도 없다.

결국 탐스하드웨어 등 해외 하드웨어 사이트 리뷰들을 찾아보며 검토했고, 디테일한 리뷰까진 아니더라도 사용기를 제대로 남기고 싶었다.

 

서론이 길었는데 S3220DGF의 주요 스펙은 다음과 같다.

항목 내용
화면 크기 31.5인치 (16:9)
해상도 2560 x 1440 (QHD)
패널 VA 커브드 (1800R)
최대 주사율 165Hz
응답 속도 4ms (GTG)
밝기 / 명암비 400 cd/m² / 3000:1
색재현율 DCI-P3 92.4%, sRGB 99.7%
HDR VESA 400
I/O 2 x HDMI 2.0 (HDCP 2.2)
1 x DP 1.4 (HDCP 1.2)
1 x USB 3.0 (업스트림)
4 x USB 3.0 (다운스트림)
1 x 헤드폰 아웃
1 x 오디오 라인 아웃
기타 프리싱크2, 플리커 프리, 컴포트뷰, 4k 다운스케일링

32GK850F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알아보겠지만 S3220DGF와 스펙이 상당히 비슷하다.

실제로 두 모니터 모두 AUO 패널이 사용되었고, 평면이냐 커브드냐의 차이만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 책상 위에 올려놨을 때만 해도 '크다'와 '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30분 만에 크기는 완전히 적응해버렸다.

책상에 놓고 쓰기에 32인치는 너무 커서 오히려 불편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었는데 내 경우엔 전혀~ 지금은 별로 크게 느껴지지도 않고 더 커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커브드는 사용한 지 2주가 된 지금까지도 적응이 안된다.. 기분 같아서는 평평하게 확 펴버리고 싶지만 감수하고 산 거니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질감이 들까 우려했던 IPS 패널과 VA 패널의 차이도 생각보다 문제 되지 않았는데, 같은 델 모니터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VA 쪽이 색온도가 좀 더 높다는 느낌 말고는 색감 차이는 크지 않았다.

VA 패널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잔상의 경우도 내가 격렬한 FPS 게임을 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보더랜드3를 100 FPS 정도로 돌려봤을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대로 쿨엔조이 같은 검정 배경에 밝은 색 글씨로 이뤄진 웹사이트에서는 스크롤 시 잔상이 심하게 발생한다.

시야각의 경우는 확실히 IPS에 비해 나쁘지만 일부러 옆에서 보지 않는 이상, 책상 앞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환경에선 문제 되지 않는다.

 

디자인은 아주 마음에 드는데 스펙도 그렇고 공식적으로 게이밍 모니터로 출시된 제품이지만 전혀 게이밍 모니터스럽지 않게 생겼고, 그래서 좋다.

난 게임은 좋아해도 많은 게이밍 장비들의 공통점인 번쩍거리는 LED나 요란한 디자인은 싫어하는데, 다소 투박하지만 견고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델 모니터 특유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오늘의 비교 대상인 32GK850F의 경우도 내 눈에 디자인은 별로인데, 한물간 블랙/레드(+하이그로시) 조합의 컬러도 그렇고 특히 못생기고 자리만 차지하는 닭발 스탠드는 완전 별로다.

내가 모니터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스탠드 기능인데, 그중에서도 엘리베이션(높낮이 조절)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엘리베이션 안 되는 모니터 때문에 불필요한 모니터 받침대를 놓거나 두꺼운 책을 쌓고 지저분하게 쓰는 건 정말 싫다.

델은 대부분의 중저가형 모니터들이 틸트만 탑재하며 원가 절감을 하던 때부터 견고함은 기본이고 엘리베이션, 스위블, 틸트까지 모두 가능한 스탠드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데, S3220DGF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피벗은 불가능한데, 커브드 모니터 특성상 피벗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하긴 어렵다.

참고로 평면 패널인 32GK850F는 피벗이 가능하다.

또 별건 아니지만 전원 어댑터가 모니터 본체에 내장되어 있어서 벽돌을 안 봐도 돼서 깔끔하다.(그럼에도 발열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I/O 단자 쪽인데 전에 쓰던 U2417H와 같이 USB 3.0 포트가 4개나 내장되어있어 활용도가 높다.

내 경우엔 휴대폰 충전용 USB-C 케이블, G304 무선 마우스 리시버, XBOX 무선 패드 리시버를 꽂아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니터를 산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 플스 연결도 아주 만족스러운데, 플스4 프로에서 4k로 인식하고 QHD로 깔끔하게 다운 스케일링해서 출력해준다.

LG의 32GK850F가 출시 2년이 되도록 아직까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다운 스케일링 기능으로, PC용도뿐 아닌 플스4 프로와 함께 쓰기에 최적의 모니터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S3220DGF가 32GK850F보다 뛰어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입력 신호(소스) 자동 선택 기능이다.

즉, 모니터에 DP 포트는 PC와 연결하고, HDMI 포트는 플스에 연결해 놓았다면 PC 켜면 PC 화면 나오고 PC 끄고 플스 켜면 플스 화면이 나오는 거다.

사실 이게 당연한 것 같지만 의외로 지원 안 하는 모니터들이 많은데, 32GK850F도 이걸 지원 안 한다.

그래서 PC와 플스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때마다 입력 신호도 같이 바꿔줘야만 한다.

50만 원 넘는 대기업 모니터가 이걸 지원 안 한다는 게 좀 그렇지만 32GK850F뿐 아닌 LG 대부분의 게이밍 모니터들이 지원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주 동안 사용 소감을 만족도로 정리해보면 대략 80점 정도 줄 수 있겠다.

물론 20점은 커브드 때문이다.

나처럼 PC와 플스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운 스케일링 지원하는 32인치 QHD 144Hz 모니터를 고려중인 사람이라면 LG 32GK850F가 객관적으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 취향이나 입력 소스 자동 선택 등의 장점을 고려해 델의 S3220DGF를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커브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거나 또는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