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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레오폴드 FC750R PD 차콜 블루 영문 갈축

박스샷. 텐키리스 모델이라 풀배열보다 박스가 확실히 짧다는 것이 느껴진다.
블랙-영문-갈축
키보드 보호를 위한 커버
레오폴드의 정갈한 디자인에 차콜 키캡+블루 각인으로 포인트를 준 느낌이다.
이쁘다. 색조합이 아주 마음에 든다.
확인차 키캡을 하나 뽑아봤다. 체리 갈축 맞다. 이중사출 방식의 더블샷 키캡도 확인 할 수 있다.
연결 케이블과 리무버, 여분 키.
책상위에 올림
레오폴드 로고는 텐키리스라 넣을 공간이 마땅치 않았는지 하우징 측면에 위치한다.
마우스와 함께 놓아봄. 확실히 게임하기엔 좌우폭이 좁아져서 편리해 보인다.
기존에 사용하던 레오폴드 FC900R PBT 와 비교.
같은 레오폴드의 체리 갈축 스위치를 사용한 제품이지만 키감에는 꽤 차이가 있다.

 

레오폴드 FC900R PBT 모델을 5년째 잘 쓰고 있었지만, (엔터키를 제외한) 키패드 사용을 거의 안 하고 게임할 때도 좌우 거리가 넓어 불편하다는 핑곗거리를 만들어내어 텐키리스 키보드를 새로 구입하기로 했다.

텐키리스 제품 중 내 취향(요란한 LED 없음, 클래식한 디자인, 좋은 마감, PBT 키캡, 체리 스위치)에 해당되는 걸 찾다 보니 선택지가 레오폴드와 바밀로 정도로 압축되었다.

특히 바밀로의 VA87M 다크 그레이 모델이 컬러가 완전 내 취향이라 마음에 들었는데 하우징이 싫어하는 비키 스타일이라 포기했고, 결국 또 레오폴드를 선택하게 되었다.

 

모델은 레오폴드 FC750R PD로 확정했고 다음은 스위치 선택이었는데, 체리 백축(클리어축)을 써보고 싶어서 쭉 사용해오던 갈축과 고민을 했다.

내 취향은 확실히 갈축이지만 갈축과 같은 넌클릭 방식에 키압과 구분감이 더 강해진 것이 백축이라서, 갈축이 좀 심심하다고 느낀 참에 꽤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FC750R PD 백축 리뷰 및 타건 영상을 여러 개 보면서 소음, 특히 팅~ 하는 스프링 소리(통울림)가 생각보다 심한 걸 보고 호기심보다 안전함을 택하기로 하고 갈축으로 결정했다.

 

마지막은 컬러 선택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꽤 다양한 컬러가 나와있었다.

하지만 컬러는 긴 고민 없이 차콜 블루를 선택했는데, 고민할 만큼 이쁜 컬러가 별로 없다.

라이트 그레이 하우징 컬러에 차콜 키캡+블루 각인의 조화가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블랙을 썼으니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선택한 것도 있다.

그리고 난 영문 모델로 사용하는데, 키에 영문과 한글이 함께 쓰여있으면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원래 레오폴드 키보드는 일명 더블샷이라고 부르는 이중사출 방식의 키캡 퀄리티로 유명하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레오폴드 키보드를 사서 키캡만 빼서 사용하고 남은 키보드 본체를 판매하는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

그만큼 키캡 퀄리티는 보장되는데 이중사출 각인의 정교함도 그렇지만 PBT 키캡 촉감이 보송보송하니 참 좋다.

하지만 스테빌라이저는 실망스러운데 특히 스페이스바는 통울림, 키감 등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FC900R PBT엔 없던 스페이스바에 흡음 패드가 추가되어있지만 별 차이가 없다)

사실 레오폴드의 스테빌라이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고질적으로 지적받던 부분인데, 몇 년이 지나도록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가까운 예로 레오폴드와 비슷한 컨셉인 바밀로의 경우를 봐도 윤활 처리를 하는 등 스테빌라이저에 신경을 많이 썼고 적어도 스테빌라이저만큼은 레오폴드보다 확실히 뛰어나다.

 

또 한 가지 FC750R PD를 구입하고 실망한 것이 위에서도 언급했던 팅팅 거리는 스프링 소리(통울림)인데, 백축이 아닌 갈축 제품인데도 꽤 거슬릴 정도로 난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텐키리스 하우징이 기존에 쓰던 FC900R PBT 보다 작아서 더 울림이 심한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 어쨌건 FC900R PBT(또는 FC900R PD)에선 들을 수 없던 팅팅 거리는 스프링 소리가 난다.(이거 때문에 백축을 포기했는데..)

모든 키에서 나는 건 아니고 엔터키와 백스페이스가 가장 심하고 그 근처 키들에서도 발생한다.

이건 그냥 적응하든지 윤활 작업을 하든지 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키감은 같은 체리 갈축을 사용한 FC900R PBT와 꽤 차이가 있는데, 회사에서 사용 중인 FC900R PD 갈축 제품과는 거의 비슷한 걸 봐서 하우징 차이보다는 키캡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FC900R PBT도 키캡 재질은 PBT지만 이중사출 방식이 아니다.)

FC900R PD와 마찬가지로 FC900R PBT가 좀 더 쫀득하고 도각도각 거린다면 FC750R PD는 전체적으로 한 톤 높고 경쾌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디자인과 컬러, 이중사출 PBT 키캡의 퀄리티와 마감은 뛰어나지만 스테빌라이저의 고질적인 키감과 소음 문제, 특히 예상치 못했던 팅팅 거리는 통울림은 실망스러웠다.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기술적으로 너무 정체되어있는 느낌인데, 개선해야 할 부분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고 안주한다면 언젠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레오폴드는 이제 컬러 놀음은 그만두고 (진작에 나왔어야 할)신제품을 기존의 단점들을 고쳐서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