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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 파괴신 시도와 텅 빈 섬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 파괴신 시도와 텅 빈 섬(이하 드퀘빌2)을 최근 너무 재미있게 즐겼다.

사실 선물로 받은 PS4 판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아레프갈드를 부활시켜라(이하 드퀘빌1)도 아직 플레이 못 한 상태인데, 밀려있는 게임이 너무 많아서 스토리 연계성도 없고 거의 모든 면에서 개선되었다는 후속작 드퀘빌2를 곧바로 하기로 했다.

드퀘빌2는 PC 버전(스팀)이 존재하는데 PS4 버전과 가격은 같지만 늦게 발매된 보너스로 지금까지 나와 있는 DLC 3종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또 이런 샌드박스형 크래프트 게임 특성상 별거 없는 그래픽임에도 오브젝트가 많아지면 사양을 타기 때문에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콘솔보다는 PC가 쾌적할 것으로 판단돼 PC 버전으로 구입했다.

가격은 69,800원으로 요즘 시대에 설치 용량 5GB도 안 되는 게임을 이 가격에 파는 건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플레이 결과 스토리 엔딩까지만 57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볼륨이 상당하고 드래곤 퀘스트 IP를 감안,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 자체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하지만 그럼에도 30% 정도 할인할 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난 게임에서 하우징이나 만들고 꾸미는 요소를 좋아하지만 마인크래프트류에는 또 별로 관심이 없는데, 일단 디자인적으로 외관이 매력적이지 않고 밑도 끝도 없는 샌드박스 방식보다는 시나리오나 목표를 통해 좀 더 게임으로서 진행하는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드퀘빌2는 정말 완벽하게 취향에 맞았는데, 마인크래프트에 비하면 크래프팅 스케일은 훨씬 작고 한정적이겠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며 퀘스트로 목표를 제시해 플레이어가 만들고 꾸미는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녹여냈다.

그래픽도 최신 게임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의 드래곤 퀘스트 스타일 캐릭터들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며 NPC들을 다수 만나게 되는데 깊이 있진 않지만 저마다의 캐릭터가 있고, 나중에 이 NPC들이 내 섬의 주민이 되어 내가 지어놓은 건물이나 시설을 이용하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며 때론 건설을 도와주기도 하는 등 상호작용의 요소가 있어 허허벌판에 외롭게 혼자 건물만 짓는 크래프팅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하면서 유일하게 불편하고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자동 줌에 의한 시야 문제였는데, 별도의 줌 기능 없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카메라가 정말 개판이다.

그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거의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데, 패드로 하나 키보드+마우스로 하나 답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지금 스토리 엔딩 이후 10시간 넘게 게임 내 도전 과제 클리어하면서 내 섬을 꾸미고 있는데, 엔딩 후가 진짜 샌드박스 게임의 시작인만큼 아직도 해야 할 게 엄청나게 많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샌드박스형 만들기의 재미, 상당한 볼륨의 스토리와 심플하지만 성장, 장비 세팅, 전투 등 RPG로서의 요소까지 다양한 것들을 상당히 완성도 있게 잘 조합해 놓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드퀘빌3도 나와주면 좋겠지만 디렉터와 시나리오 라이터가 모두 스퀘어에닉스를 퇴사한 관계로 제작이 쉽지 않아 보여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