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에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화가 릴리 엘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미장센, 특히 의상과 소품 등 미술이 매우 뛰어나고 다소 밋밋한 연출에 영혼을 불어넣는 듯한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엄청나다.
일반적인 퀴어영화처럼 트랜스젠더인 주인공에게 모든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사랑하는 남편이 점차 여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겪으며 고통스러워하다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엔 진심으로 릴리의 행복을 바라는 아내 게르다의 모습도 비중 있게 그리고 있어서 오히려 이성애자들이 더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게르다를 완벽하게 소화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88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연기력을 증명한다.(극 후반부에 가면 남자였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메소드 연기를 보여준 에디 레드메인도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레버넌트로 수상한다.)
잔잔하고 긴 여운이 남는 영화다.
7.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