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키류 카즈마의 마지막 이야기인 용과 같이 6 생명의 시(이하 용6)를 마쳤다.
플레이 타임은 약 34시간.
용6은 명확한 이유도 공개하지 않은 채 국내 발매가 갑작스럽게 취소되어 팬들을 열받게 한 작품으로, 대체로 일본 우익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 때문인 것으로 추측만 할 뿐이다.
덕분에 용과 같이 넘버링 타이틀 중 유일하게 한글로 즐길 수 없는 타이틀이 되었으나 작년 스팀에 전격 출시됨에 따라 유저 한글 패치가 제작되었고, 그 결과 한글 자막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한글 패치의 퀄리티도 공식 한글화 된 작품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자리를 빌려 용6의 한글 패치를 제작해 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용6은 새로운 드래곤 엔진이 처음 적용된 작품으로 같은 엔진을 사용한 최근작 용과 같이 7과 비교하면 그래픽 퀄리티가 훨씬 떨어지고 최적화도 좋지 않아 특정 구간에서 프레임 드롭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키류 카즈마 사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인 만큼 힘을 준 부분들도 여럿 보이는데, 우선 용과 같이 시리즈 중 유일하게 풀 보이스가 적용돼서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리고 오구리 슌, 기타노 다케시, 후지와라 타츠야 등 유명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는데, 시리즈 중 배우 캐스팅에 가장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특징들이 독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풀 보이스 더빙으로 인한 성우 비용의 부담 때문인지 서브 퀘스트의 볼륨이 전작들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유명 배우들이 연기한 신규 캐릭터들의 분량에 밀려 기존 캐릭터들은 거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만약 용6이 키류 시리즈의 최종편이 아니었다면 신규 캐릭터들의 대거 등장이 문제 될 게 없었겠지만 마지막 편에서만큼은 새로운 캐릭터들보다는 전작들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키류의 퇴장을 함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팬들이 더 많았을 거다.
그나마 아키야마 정도만 겨우 체면치레를 했고 마지마나 사에지마, 다이고의 비중은 제로에 가까우며 와타세 마사루 같은 오미연합 인물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기에 기존 팬들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용과 같이 제로, 용과 같이 극과 함께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용6에서 키류가 다시 야쿠자들과 얽히게 되는 트리거로 하필 하루카가 사용되면서 하루카의 캐릭터가 붕괴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또 글로벌 발매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임에서 굳이 히로시마와 2차 세계대전, 야마토 전함,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논란이 될만한 요소들을 집어넣은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딱히 문제 될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지만 사람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발매가 취소된 원인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었나 싶다.
또 사회인 야구나 잠수 낚시, 스낵바, 헬스클럽, 클랜 크리에이터 등 즐길 거리 콘텐츠들이 별로 재미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엔딩에서 키류가 퇴장하는 방식도 '과연 이게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뿐,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픽 등 외관부터 전투 시스템, 캐릭터, 스토리, 콘텐츠 등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고 특히 10여 년에 걸친 키류 시리즈의 막을 내리는 작품으로는 더더욱 아쉽지만, 언어 문제로 아예 플레이 못할뻔한 용6을 이렇게 마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용과 같이 7에서 주인공이 교체되었고 얼마 전엔 용과 같이 스튜디오의 주요 스태프들도 대거 교체되었으니 제작 중인 용과 같이 8은 진정 새로운 용과 같이로 나와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