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는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진행되며 3, 4시는 영어 세션이다.(내국인 신청 불가)
8월 시음주는 전국 8도의 찾아가는 양조장의 술을 하나씩 선정(총 8종)해서 격주로 4종씩 진행된다.
내가 간 날은 금풍양조(탁주), 맑은내일 유자(약주), 시나브로 캠벨 드라이(와인), 문경바람 오크 25도(증류주)로 구성을 다양하게 배치한 것 같았다.
시음회는 전통주 소믈리에의 시음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시음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설문조사(구글 폼)를 작성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금풍양조는 알코올 도수가 일반 막걸리에서 보기 드문 6.9%인 게 특이했는데 선대 사장님이 양조 시작한 해가 1969년이라 그렇단다.
중간 정도 농도에 탄산은 거의 없고 적당한 단맛과 산미에 과일향도 살짝 있어서 밸런스가 좋은 막걸리라고 느꼈다.
맑은내일 유자는 이 날 시음주 중 내 원픽이었는데 유자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과하지 않고 적당한 유자맛과 산뜻한 향이 좋았고 맛도 달달하면서 깔끔해서 가격만 적당하면 사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캠벨 드라이는 안타깝지만 이 날 시음주 중 가장 별로였는데 낮은 바디감과 얕은 향에 비해 다소 떫은맛이 있고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산미만 강하게 느껴졌다.
취향에 따라 선호가 다를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이 날 시음회 참가자 9명 중 캠벨 드라이를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경바람 오크 25도는 사과 증류주를 오크통에 숙성한 것으로 사과 브랜디(칼바도스)로 볼 수도 있지만 알코올이 전통 소주 수준인 25%밖에 안 돼서 브랜디나 위스키 같은 깊은 풍미는 없다.(물 탄 느낌)
내 입엔 사과의 상큼함 보다는 텁텁한 사과 껍질 맛이 더 느껴지는 것 같아서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모든 시음이 끝나면 참가자들 한 명씩 가장 마음에 드는 술과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는데 사전에 이런 게 있는 줄 몰랐다.(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함)
매 달 시음회 참여할 때마다 스탬프 찍어주고 몇 개 이상 모으면 기념품도 주는 것 같고 전통주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맛도 볼 수 있어 유익하고 우리술을 알리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되지만 한 번 경험으로 충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