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이하 역샤)가 88년 일본에서 개봉한 지 무려 37년 만에 국내 개봉했다.
역샤는 당시 초딩 고학년이던 나에게 (따지자면 Z건담을 더 좋아했지만) 여러모로 많은 영향을 준 작품으로,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몇 번이나 봤지만 극장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봤는데 쉰내 나는 아저씨들만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2, 30대 건덕들도 꽤 있었고 혼자 온 여성 관람객도 몇몇 있었다.
37년이 지난 지금 봐도 손색없는 작화와 화려한 연출이 보는 내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88년 당시에 관람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쇼킹했을지 상상해 본다.
내 왼쪽에 앉은 새끼가 영화 시작 후에 앞을 가로질러 들어와서는 상영 내내 과자 처먹고 지루했는지 계속 꼼지락 거려서 신경 거슬리게 한 것만 빼면 완벽한 시간이었다.(끝나고 보니 자리에 과자 봉지도 버리고 갔더라. 개놈시키..)
관람 후 서비스 데스크에 가면 특전으로 시그니처 무비 티켓이란 걸 주는데 앞/뒤로 아무로/뉴건담 또는 샤아/사자비가 인쇄되어 있는 종이로 딱히 쓸모는 없어 보인다.
같이 개봉한 F91이 특전으로 포스터를 주는 것과 비교하면 영 별로인데 아마 역샤보다 F91이 관람객이 적을 것 같으니 일부러 그쪽 특전을 더 좋게 기획한 것 같다.
둘 다 포스터 주면 깔끔하고 좋았을 것을.. 얄팍한 놈들.
아무튼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역샤를 오십 다 돼서 극장 가서 본 소감은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