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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요즘 가장 핫한 게임 중 하나인 더 디비전.

유비소프트 사상 최단기간, 최다판매 기록을 세우며 발매초 동접 120만을 찍는등 초반 분위기는 대박인 상황.

미친듯이 한건 아니지만 플레이타임 50시간을 넘기며 현재 나와있는 컨텐츠는 거의 다 경험해본 상태에서 개인적인 소감을 정리해본다.


우선 게임의 첫인상인 세계관과 그걸 구현한 그래픽이 매우 좋은편이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통제불능 무법천지가 되어버린 뉴욕과 그걸 바로잡기 위해 활동을 개시하는 비밀요원.

뻔하다면 뻔하지만 액션게임으로써 충분히 매력적인 설정이며 사실적으로 묘사된 뉴욕 도심의 모습은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비록 발매전 E3등에서 공개했던 동영상에 비하면 다운 그레이드된 그래픽이라곤하나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멋들어지게 만든 도시에 비해 그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들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로 혼란에 빠진 도시라고 하기엔 거리가 너무 고요하다. 약탈당한 상점들과 버려진 자동차들,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들과 불량배들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분위기는 평화롭게 느껴진다. 설정에 비해 별로 심각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것.

또 방치된 수많은 차량들이 있는데 엄폐물로써만 존재할뿐 어떠한 상호작용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차량을 사이에 놓고 총격전을 펼치다 차량에 데미지가 가해져 폭파한다던가 하는 연출은 사실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더 디비전의 차들은 절대 폭파되지 않는다.

때문에 도로의 차량들이 전투의 재미와 역동성을 더해줄 한가지 변수가 되질 못하고 그저 단순한 엄폐물로 남게된 것이다.


제작사에서 더 디비전은 기본적으로 RPG게임이라고 했듯이 일반적인 FPS나 TPS 슈터 게임들과는 다르게 봐야하는것은 맞다.

개인의 컨트롤보다는 레벨이나 장비에따라 전투의 난이도가 좌우된다는 것인데 그렇다고해서 전투 자체가 단순하고 재미 없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더 디비전의 전투는 단순하고 재미 없다.

개개인에 따라 총질 그 자체에서 쾌감과 재미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구현된 전투 방식은 결코 재미있다고 할 수 없다.

적 NPC들의 종류는 샷건, 기관총, 화염방사기등의 무장별로 몇가지뿐이며 행동 역시 이동-엄폐-사격의 패턴만 반복할 뿐이다.

AI가 나쁘다기보다는 패턴자체가 단순하고 단조롭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엄폐하고 쏘고 가끔 도망가고의 반복.

물론 각종 스킬들이 존재하고 전통적인 RPG게임처럼 탱커, 딜러등의 역할 분담을 연구하는 유저들도 있긴 하지만 현재로썬 크게 의미가 없다.

그냥 화력으로 무장한 파티로 쏴재끼는것으로 모든 컨텐츠가 클리어 가능하고 또 그게 편하기 때문.

난이도도 단순히 적 NPC의 데미지는 높이고 HP는 늘리는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부분은 거의 모든 유저들이 불만을 내타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특별해야할 보스들조차도 쫄병들과 똑같은 패턴에다 단지 무식하게 많은 HP만 가진 '총알 스펀지'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결과적으로 더 디비전의 전투는 일반적인 슈터 게임의 손맛이나 액션성도 주지 못하고 그렇다고 RPG게임의 전략적인 전투의 재미도 주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RPG기반으로 만들었다고해도 슈터 게임 형태의 전투를 사용했다면 좀 더 전투의 재미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WOW같은 MMORPG게임들이 레이드나 전투에서 단지 장비 스펙만 믿고 단순하게 뚜드려패기만 하는것이 아니듯이 말이다.


전투 이외의 게임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우선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별로 흥미롭지 못했다.

톰 클랜시의 원작이자 유작임이 무색할정도로 별다른 특색을 느끼지 못했는데, 게임의 세계관이나 설정 자체는 매력적이나 게임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별로였다는 얘기다.

온라인의 비중이 높게 제작된 게임이지만 기본적으로 패키지 게임이니 스토리 진행과 그에따른 엔딩도 존재하는데 뭔가 밋밋하고 인상적이지 못하다.

각종 미션을 통해 작전 본부를 업그레이드 하는 요소는 좋았다. 업그레이드 해가며 시각적으로 발전되어 가는 본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 있다.

하지만 본부 업그레이드와 스킬 습득을 묶어놓아서 스킬을 얻기 위해 의무적으로 미션을 클리어 해야한다는 강제성도 존재한다.

이걸 나쁘다고만 할순 없지만 온라인 플레이를 강조한 게임에서 이런 요소는 부담이나 제약으로 다가올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처음 시작부터 친구와 함께 플레이를 하고 싶지만 스킬 해제 때문에 반 강제로 정해진 루트의 미션을 해야만 하는등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얘기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GTA5정도의 수준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이정도로 커스터마이징이 빈약할 줄은 몰랐다.

몇가지의 얼굴 형태와 머리 모양뿐이라 캐릭터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길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장비 의상이라도 다양해야 하는데 그조차 단순하다.

의상이 쓸데 없이 종류는 많은데 실질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모양은 몇가지뿐이고 나머진 색깔놀이일뿐이다.

아마도 DLC등으로 팔아 먹으려고 의도된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개개인의 개성이 중요한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이정도의 커스터마이징은 욕 먹어도 할말이 없는 수준이다.

단적으로 말해 갓 1레벨 짜리 캐릭터랑 30만레벨 캐릭터랑 외형상의 차이가 거의 없다.


이제 남는것은 이런 게임의 엔드 컨텐츠라 할 수 있는 장비파밍과 PvP인데 우선 PvP가능 구역인 다크존의 설정은 좋다.

기본적으로 유저들간의 공격이 가능한 구역이기때문에 긴장감이 유지되지만 사실상 PvP구역임에도 주목적은 PvP보다는 다크존 레벨업을 통한 장비 파밍이기 때문에 결국엔 파밍이 최종 컨텐츠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파밍이 재미 있는가 하면 현재로썬 그렇지 못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더 디비전의 현재 PvE 최종 컨텐츠라 할 수 있는 매우어려움 미션의 경우 그 난이도와 소요시간에 비해 보상이 매우 짜다.

한마디로 개고생해서 겨우 깼는데 보상으로 별볼일 없는 템하나 던져주는 식인거다.

마치 디아블로3 초기에 불지옥에서 개고생하며 죽도록 몹잡아도 템은 거지 같은거만 나오던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유저들은 코인을 통한 도안 구입 후 좋은 옵션이 붙은 장비가 나올때까지 제작 뽑기만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냥이 직접적인 템파밍의 재미보다는 제작템 재료 수급을 위한 노가다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인 이상 사냥과 파밍의 재미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것이다.

같은 유비소프트 게임인 어쌔신크리드처럼 맵 군데군데에 통화기록, 에코, 생존가이드등의 수집 요소들을 풀보이스까지 동원해 마련해 놓았는데 차라리 이런곳에 쓸 리소스를 좀 더 다양한 장비나 엔드컨텐츠에 투자하는게 좋았을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단점위주의 나열이 되어버렸는데 정확히는 아쉬운 부분들을 말한 것이며 그중 다수는 고쳐질 여지가 있는 것들이다.

진행 방식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파밍 게임인 디아3의 경우도 초기에 엄청난 욕을 먹었지만 정신차리고 단점들 대부분을 수정해서 확장팩이 나온 시점에서는 180도 다른 게임이 되어버렸고 지금은 성공적인 게임으로 인정받는다.

더 디비전의 경우도 게임의 기본 베이스는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 몇몇 단점들을 고치고 부족한 살을 좀 더 붙여나가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두차례의 무료 업데이트를 통해 단점을 극복하고 롱런할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이대로 반짝 하고 마는 게임으로 남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간간이 플레이하며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