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이하 라오툼)를 처음 시작한 건 2년 전이었는데 두 번을 중간에 그만뒀다가 최근에서야 엔딩을 봤다. 총 플레이타임은 22시간.
게임 자체는 잘 만든 플랫포머, 액션 어드벤처지만 전작(툼 레이더 리부트)과 너무 비슷한 플롯 및 게임 플레이 때문에 흥미가 떨어졌던 것 같다.
그래픽은 전작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특히 인물 표정 묘사가 훨씬 좋아졌다.
하지만 전작과 DE 버전에 이어 완전히 바뀐 라라의 얼굴 모델링에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내 경우엔 전작과 달라 낯설기도 하고 20대 초반이란 설정에 비해 노안이라 별로였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정이 들었는지 지금은 라오툼의 라라도 괜찮다.
발매 당시 한국어 더빙이 된 것으로 화제가 됐었는데, 내 경우엔 성우 연기 톤이 캐릭터 연령대와 맞지 않고 예전 주말의 명화 같은 올드함이 느껴져 오히려 몰입을 방해해서 초반 몇 시간 이후부터 다시 영어 음성으로 플레이했다.
일직선 진행이던 전작과 달리 언차티드 4와 유사한 오픈월드형 맵 구조를 도입해 무덤 찾기 등 탐험/수집 요소와 서브 퀘스트가 추가됐는데, 라오툼 같은 게임에선 이런 것들이 오히려 진행을 산만하고 지루하게 만드는 걸림돌로 느껴졌다.
라라와 마찬가지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모델링이 변경된 조나 외에는 전작의 캐릭터들이 싹 물갈이되었는데, 메인 빌런을 비롯해 딱히 인상적이거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남는 건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뿐인데 이게 전작과 거의 유사한 데다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곤 해도 개연성 없고 공감하기 어려운 라라의 캐릭터성이 게임의 몰입을 해치는 면이 있다.
이제 리부트 3부작 중 마지막인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만 남았는데, 가장 평이 안 좋고 특히 내가 싫어하는 퍼즐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고 해서 무사히 엔딩을 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