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최근 몇 년 간 플레이한 게임들 중 가장 유쾌했다.
마블 작품 중에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이하 가오갤)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영향이 있지만, 가오갤 멤버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매우 잘 살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게임 내내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멤버들의 대화(라기보단 농담 따먹기에 가깝지만)를 듣고만 있어도 마냥 즐거울 정도였는데,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이 뛰어나다.(특히 로켓은 최고다)
캐릭터를 포함한 디자인은 코믹스 기반이지만 영화판만 본 사람도 딱히 어색함을 느끼지 않게 잘 뽑혔고 컷신에서의 표정이나 모션 등 전체적인 비주얼 퀄리티가 좋다.
거기다 80년대 팝/락 명곡들로 가득한 삽입곡과 그거로도 부족해 가상의 메탈 밴드 스타-로드의 앨범(무려 10곡짜리 풀렝스 앨범이다!)까지 만들어 넣은 OST는 나 같은 사람에겐 선물 그 자체다.
플레이타임은 엔딩까지 23시간으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적당하고 스토리 진행(컷신)과 퍼즐, 전투, 기지에서의 휴식으로 이뤄진 게임 플레이의 배분도 균형 잡힌 편이다.
하지만 게임성이나 완성도에는 문제가 많은데 무엇보다 출시 후 반년 간 방치됐던 자막이 잘리는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고 나도 패치된 후 플레이하려고 기다리느라 힘들었다.(하지만 패치 후에도 완벽하게 수정되지 않음)
그리고 게임 플레이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투가 정말 형편없는데, 엉성한 전투 모션과 제로에 가까운 타격감, 단순한 스킬, 반복적인 패턴 등이 한데 모여 재미는커녕 지루함만 준다.
퍼즐은 난이도가 초등학생 수준인데, 길 찾기나 퍼즐을 좋아하지 않아서 불만은 없지만 뻔하고 시시해서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다.
가오갤을 좋아하거나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면 눈과 귀가 매우 즐거운 게임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시한 퍼즐과 지루한 전투에 고통받다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