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역 근처 쿠시카츠 전문점으로 작년 여름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처음 가봤다.
일본 선술집 감성으로 잘 꾸며놨고 진로, 참이슬 같은 한국 소주나 한국 맥주 없이 산토리 생맥, 아사히, 기린 병맥, 하이볼, 사케, 사와 등 콘셉트에 충실한 구성이다.(하이볼용 위스키가 가쿠빈이 아닌 제임슨인 건 좀 에러다.)
안주도 이것저것 잡다하게 하지 않고 쿠시카츠와 어묵에 몇 가지 간단한 사이드 메뉴만 있다.
처음이니 대표메뉴로 보이는 쿠시카츠 7종(돼지등심, 닭안심, 모짜렐라, 새우, 스팸, 표고, 소세지)에 단품으로 연근을 추가했다.
쿠시카츠는 주문 즉시 튀겨내서 뜨겁고 바삭하지만 튀김옷도 좀 두꺼운 편이고 특별히 뛰어난 맛은 아니다.
토마토 빼고 주문 가능한 모든 쿠시카츠를 먹어 본 결과 쨈은 연근, 나는 닭안심이 가장 나았다.
1년 뒤인 올여름에 두 번째로 가봤다.
쿠시카츠용 디스플레이 냉장고가 생긴 거 말고는 크게 변한 모습은 없었는데 직원들은 다 바뀌어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작년엔 없던 쇼츄가 추가되고 화요랑 서울의 밤 같은 한국술도 생겼는데 그래도 참이슬이나 카스까지 들여놓진 않아서 다행이다.
쿠시카츠 종류도 좀 늘었는데 괜히 모험하고 싶지 않아서 검증된 돈등심, 닭안심, 모짜렐라, 연근을 주문했는데 등심은 작년보다 질겨서 별로였다. 돼지등심이 왜 질겅거리는 건지..
먹고 나서 좀 모자란데 쿠시카츠는 딱히 더 먹고 싶은 게 없어서 새로 생긴 사이드 메뉴인 감자사라다를 추가했는데 이게 의외로 맛있었다.
기대도 안 했던 참크래커랑 같이 나오는데 오이가 들어가서 기름진 쿠시카츠 먹은 후에 느끼함을 씻어내는데 딱이었다.
특별한 맛집은 아니지만 서대문역 근처에서 보기 드문 일본 감성의 쿠시카츠 전문점으로 경쟁력이 있고 가볍게 맥주 한 잔 하기엔 괜찮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