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웬일로 장어를 사준다고 하셔서 막내부부까지 소집했다.
처음엔 천상애장어가로 갈까 하다가 두 번 가봤으니 다른 곳으로 가보자 해서 용마그집장어로 가기로 했다.
일요일 점심시간을 조금 지나서 갔는데 손님은 한 테이블로 한적했고 그나마 우리가 본격적으로 먹을 즈음엔 다 먹고 나갔다.
반찬은 특별한 건 없지만 맛이 다 괜찮고 장어구이 주문하면 장어탕이 나오는데 양이 적어서 된장찌개(3,000원) 하나 추가했다.
장어는 구워주는데 손님이 없으니 빈 테이블에다 불 넣고 구워서 옮겨주셨다.
근데 환기 시설에 문제가 있는 건지 우리 장어만 굽는데도 매장 안에 연기가 자욱해졌다.
어쨌건 직접 굽지 않아도 되니 태울 염려도 없고 숙련된 기술로 먹기 딱 좋게 잘 구워주신다.
장어는 연하면서도 기름기 싹 빠져서 담백하고 맛있었는데 특히 엄마가 너무 맛있다고 좋아하셨다.
추가로 왕장어도 먹어보려고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해서 꼼장어 1kg로 추가했는데 바로 잡아서 꿈틀거리는 거 굽기 전에 보여주신다.
난 꼼장어를 별로 안 좋아해서 맛만 봤는데 전혀 안 질기고 쫀득한 식감에 바다냄새와 숯향이 잘 배어있어 풍미가 좋았다.
음식 맛있고 사장님도 밝고 친절하고 마침 손님도 없어 쾌적하게 먹을 수 있어서 식구들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