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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데이즈 곤

*스포일러성 스크린샷 일부 포함

전직 군인이자 바이커 갱 출신의 주인공 디컨 세인트 존.
경험치를 모아 레벨업하고, 레벨업 포인트로 스킬을 배운다.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한 월드 그래픽은 좋은 편.
게임 내 호드라 불리는 대규모 좀비 무리는 데이즈 곤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아이템 파밍을 위해 월드 곳곳에 버려진 자동차 트렁크와 보닛을 수없이 열어야 한다.
게임 내 유일한 이동 수단인 바이크. 생존자 캠프에서 성능 업그레이드 및 외형 변경이 가능하다.
연방 정부 기관 NERO.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늘 그렇듯 전혀 도움 안되는 부정적인 세력으로 묘사된다.
뒤집어 쓴 모자가 주인공 디컨의 트레이드 마크.
주요 캐릭터들의 모델링 퀄리티도 좋은 편이다.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미국 오리건주 페어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좀비로 망해버린 세상이지만 경치는 아름답다.
디컨과 아내 사라의 과거회상 장면. 중간중간 이런 회상 신을 통한 스토리텔링이 자주 사용된다.
무서운 곰돌이와도 싸워야한다.
초반엔 근접 전투가 쉽지 않지만 스킬 습득과 무기 업그레이드가 어느정도 진행 되면 4-5마리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다.
생존자 캠프에서 무기 및 탄약을 구입할 수 있다.
생존자 캠프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엮이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좀비만 없다면 평화로워 보이는 로스트 호수 캠프 전경.
어째 머리카락 남은 녀석이 하나도 없다.
비명을 질러서 다른 좀비들을 끌어들이는 스크리머. 처치 1순위다.
디컨과 사라의 결혼식 회상 장면.
멍멍이
메인, 서브 퀘스트의 명확한 구분 없이 여러가지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진행된다.
전직 바이커인 주인공은 그렇다 쳐도 게임 내 모든 등장 인물들이 자동차 대신 바이크만 타고 다니는 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가끔 이런 버그 수준의 저해상도 텍스쳐가 존재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다양한 총기류를 구입할 수 있지만 동시에 소지할 수 있는 건 주무기, 보조무기, 특수무기 각 1개씩으로 제한된다.
다양한 바이크 성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연료량 늘리는 것 외엔 사실상 별로 의미가 없다.
주요 캐릭터들의 미세한 표정 및 감정 묘사가 꽤 좋은 편이다.
월드워Z가 생각나는 좀비 무더기.
전체가 버그성 저해상도 텍스쳐인 집. 이상한 곳으로 간 거 아니고 정상적인 맵 내에 존재하는 집이 저 모양이다.
중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좀비 대량 학살이 가능해진다.
터널
오픈 월드지만 스토리 진행에 따라 제한이 있어 처음부터 모든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는 없다.
호드 학살 중.
스토리 엔딩 후에도 맵 곳곳에 남아 있는 호드를 찾아 좀비 학살을 즐길 수 있다.
엔딩에선 후속작을 예고하지만...

 

최근 데이즈 곤을 플레이타임 60시간 만에 마쳤다.

오픈 월드 + 좀비 아포칼립스 + 스토리 기반 + 3인칭 액션 어드벤처까지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타이틀이라 진작에 구입했지만 발매초엔 버그가 심각해서 제대로 플레이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버그가 수정된 이후엔 PS4 Pro에서 30프레임으로 돌아가는 답답함에 초반만 플레이하다 말았다.

그러다 PS5가 출시됐고, 기대했던 대로 PS5에서 하위 호환으로 60프레임이 지원되면서 다시 시작해서 엔딩까지 보게 되었다.

웃긴 건 PS Plus 컬렉션으로 데이즈 곤이 무료로 풀렸다는 거다.(결국 데이즈 곤 정품 디스크는 쓸 일이 없어짐.)

 

게임의 초반부는 스토리 몰입도가 많이 떨어지는데, 프롤로그가 끝나면 바로 2년 뒤로 시간대를 건너뛰고 이미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서로 잘 아는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플레이어만 모름)

그렇게 일단 진행하면서 서서히 캐릭터들 간의 배경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기 때문에 초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전투 등으로 부족한 몰입을 메꿔줘야 하는데, 변변한 스킬도 없고 장비도 각목이나 권총뿐인 초반에는 전투 역시 재미는 없고 어렵기만 한 게 문제다.(이 시점에 접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하지만 초반부를 넘어서면 대략 돌아가는 상황이 파악되면서 세계관과 스토리에 점차 몰입하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딱히 신선하거나 특별한 건 없고, 어느 정도 흐름이 예측되기도 한다.

하지만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에서의 여러 생존자 그룹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야기가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는 것이 마치 워킹데드의 한 시즌을 보는듯한 느낌이어서 꽤 흥미롭다.

특이한 건 메인 스토리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동시에 서로 얽히며 진행되는데, 이런 방식이 흔한 게 아니다 보니 처음엔 좀 산만하게 느껴지고 스토리의 호흡 자체가 느리기 때문에 성질이 급하거나 메인 퀘스트만 쭉 달리길 원하는 사람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전투 역시 초반엔 좀비 3마리만 몰려도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스킬과 무기가 확보되는 중후반부터는 일부러 좀비 무리를 찾아다니며 학살할 정도로 강해져 전투할 맛이 난다.

참고로 가끔 흠칫할 때는 있지만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나 다잉 라이트처럼 좀비로 인한 공포스러운 연출은 거의 없는 편이다.

메인 스토리 기반의 게임이지만 오픈 월드인 만큼 여러 부가 콘텐츠들을 넣어놨는데, 소위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에서 볼 수 있는 거점 점령&소탕 콘텐츠들과 몇 가지 랜덤 인카운터 등이 존재한다.

또 위쳐3가 떠오르는 탐정 모드와 탈것(바이크) 업그레이드, 근접 무기 개조, 라이트 한 팩션 시스템인 캠프 신뢰도 등 게임 내 주요 요소들에서 다른 게임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여러 성공작들에서 좋아 보이는 것들을 다 도입했지만 정작 본인들만의 유니크한 무언가는 찾지 못한 그런 게임이 됐다고 생각한다.(그나마 호드가 데이즈 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이것도 반복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고 나쁜 게임이란 의미도 아니지만 AAA 게임으로서 뚜렷한 아이덴티티가 부족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바이커 갱단 출신의 마초남인 주인공 디컨도 '성질 더러운 폭주족' 정도의 부정적인 첫인상을 주는 편이라 주인공 캐릭터로서 매력이 다소 부족하다.

물론 스토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고 오로지 아내만을 생각하는 일편단심 순정남이란 걸 알게 되지만 마초+바이커 캐릭터는 요즘 시대엔 너무 올드하고 성향에 따라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렇듯 여러 아쉬운 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느리지만 충실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라인과 좀비 무리와 전투하는 맛에 충분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엔딩에서도 후속편을 예고하고 있고 개발사에서도 후속작 제작 의지를 표명했지만, 소니(SIE) 측에서 긴 개발기간 대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판매량 및 평가)를 이유로 후속작 제작을 승인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소니의 판단도 이해는 가지만 벤드 스튜디오가 AAA급 게임은 처음 만든 거였고 데이즈 곤으로 경험도 쌓았을 테니 신규 IP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한번 더 기회를 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