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asis - Be Here Now (1997) 똑같은 결과를 놓고 '한결같다'와 '지루하다'의 서로 상반된 의견이 나올 수 있는데 이 앨범에 대한 내 느낌은 후자의 경우로 슬슬 오아시스의 음악도 약빨이 다 되어가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앨범이다. 꿋꿋이 자기들의 음악스타일을 고수하는 모습이 멋지다는 사람부터 오아시스 최고의 앨범이라는 사람, 혹은 Stand By Me한곡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차라리 Stand By Me한곡만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는게 더 설득력 있겠다. 1집의 신선한 열정도 2집의 확실한 멜로디도 없는, 그렇다고 새로운모습을 보여준것도 아닌 그냥저냥 맥빠지는 느낌. 자기들말대로 비틀즈를 뛰어넘으려면 이정도로는 곤란하다.
Oasis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1995) 처음 구입했던 오아시스 앨범이다. 지겨울정도로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눈썹 형제들의 깽판도 재미없고 비틀즈 운운하는것도 오버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한건 이 앨범에 좋은곡들이 많다는것이다. Wonderwall, Don't Look Back In Anger, Some Might Say, Roll With It, Champagne Supernova, Hey Now.. 대충 골라도 확실히 좋은곡이 많긴 많다. 하지만 이정도수준의 음반을 가진 영국밴드들은 얼마든지 있었음에도, 다들 죽쓰는데 이 앨범만 미국에서 대박을 친것은 여전히 미스테리다. 그렇다고 오아시스의 음악이 미국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데말이다.
Ride - Nowhere (1990) 슈게이징/드림/노이즈 계열의 절대명반이자 라이드의 모든 앨범들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비슷비슷해져가는 브릿팝에 식상함을 느낀다면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쪽 계통치고는 비교적 난해하지않고 멜로디라인도 좋은편이라 슈게이징 입문용으로도 추천할만한 앨범이다. In a Different Place나 Paralysed, Vapour Trail같은곡도 좋고 특히 Dreams Burn Down은 죽음이다.
Hole - Celebrity Skin (1998) 아마 커트니 러브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을거다. 내경우에도 커트니 러브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만을 놓고볼때 이 앨범은 제법 괜찮은편이다. 커트니가 강조하던 여성적인 펑크는 이미 물건너갔고 모던락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정도로 대중적이고 듣기편한 사운드를 담고있지만 차라리 이게 낫다. 어차피 뮤지션 커트니 러브보단 엔터테이너이자 가쉽거리를 몰고다니는 여성 락스타가 그녀에게 더 어울리고, 이 앨범의 음악들도 그런 이미지에 가깝다. 그리고 이 앨범에 빌리 코건이 얼마나 비중있게 참여했는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데 영향을 줬을것이라 생각된다. 이 앨범이 나왔던 당시 알고지내던 동생하나가 Malibu를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Veruca Salt - Eight Arms to Hold You (1997) 찰리와 초코렛공장 등장인물 베루카 솔트의 이름을 딴 그룹 베루카 솔트의 2집 앨범. 일단 여자둘, 남자둘이라는 구성이 아저씨들만 모여있는 밴드보단 상큼한 첫인상을 줌과 동시에 반반한 언니둘을 내세워 관심을 끌어보려는 상업적인 의도를 의심케한다. 근데 이 두명의 언니들을 그저 얼굴마담정도로 생각하면 안될것이 밴드내에서 트윈보컬&트윈기타를 담당하심은 물론 모든곡을 둘이서 만든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둘의 비중이 매우크고 나머지 남자멤버 둘이 오히려 들러리수준이라는것인데, 더 의외인건 이들이 원래 추구하던 방향이 인디/마이너 계통이었다는것이고 실제 데뷔앨범도 소규모 인디레이블에서 발매했다. 근데 또 웃긴건 이런 배경속에서 내놓은 결과물은 전혀 마이너하지않은 대중적인 얼터/펑크락 스타일이었다는것. 뭐 마이너하건..
Offspring - Smash (1994) 한때 라이벌로 불리던 팀들을 말할때 보통 둘 다 훌륭했다는식의 다소 관망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그 라이벌들이 한창 불꽃 튀기며 경쟁하던 당시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쪽 또는 저쪽으로 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또는 둘 다 관심밖이거나) 90년대 네오펑크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그린데이와 오프스프링의 경우 나는 오프스프링쪽으로 더 기울었던 쪽이었다. 어차피 오프스프링의 음악 역시 고전 펑크의 정통성을 논할 대상은 아니었고 또 논할 이유도 없었을지 모르지만 어쨌건 이들의 음악은 확실히 그린데이에 비하면 보다 원초적이고 하드했다. 장난기섞인 유머감각위에 신나게 내달리는 사운드. 어차피 근심, 걱정 털어놓고 다함께 놀아보자는 음악이고 그 본질적인것에 이 앨범은 매우 충실했다. 그것이 내가 [Dookie]보다 [S..
Green Day - Dookie (1994) 이 앨범이 나왔을때 그린데이를 두고 '네오펑크의 선두주자'냐 '펑크정신을 말아먹은 저능아밴드'냐를 놓고 참 시끄러웠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감히 그린데이를 '저능아밴드'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만큼 대형밴드가 되어버렸지만. 어쨌건 애당초 펑크계통을 그다지 선호하지않던 나조차 이 앨범과 오프스프링의 [Smash]를 나란히 구입했을정도니 당시 확실히 이슈거리이긴 했다. 70년대 펑크와는 분명 의식도 방향도 달랐지만 요즘 대중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있는 팝펑크밴드들에게 그린데이같은 팀이 적지않은 영향을 줬을거라 본다. 쉽게 질린다면 질리는 음악이지만 어차피 이런음악은 진지한 감상을위해 만들어진것이 아니기에 그냥 듣고 신나게 즐기다 지루해지고 더이상 신나지않으면 쳐박아버리면 그만인것이다. 아마 당사자인 그린..
The Wallflowers - Bring Down The Horse (1996) 밥 딜런의 아들 제이콥 딜런의 월플라워즈. 유명한 아버지를 둔 모든 아티스트들이 그러하듯 당사자는 이러한 수식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했던 이 앨범의 성격은 포크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루츠락과 현대 얼터너티브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다. 루츠락의 소박하고 담백한맛에 얼터의 현대적인 감성과 듣기 좋은 멜로디라인이 적절히 조화되어 소위 미국적인 음악치고는 상당히 듣기가 편한편이다. 이들의 대표곡인 One Headlight, 6th Avenue Heartache와 Bleeders, Invisivle City같은곡도 좋다.
Nine Inch Nails - The Downward Spiral (1994) 10여년전 인더스트리얼, 테크노 신봉자였던 친구의 강력한 권유로 마릴린맨슨의 [Smells Like Children]과 함께 들었던 앨범. 그래도 마릴린맨슨은 락적인 요소가 강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건.. 당시 순수한(?) 락음악만을 고집하던 나에겐 적응안됨을 넘어 참으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던 음반이다. 하지만 취향을 떠나서 전자음 투성이의 테크노적 요소로도 이렇게 살벌한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데에 강한 인상을 받았었다. 20세기말의 불안한 정서를 담아낸듯한 음반.
Hootie & the Blowfish - Cracked Rear View (1994)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음악을 한 카운팅 크로우즈의 데뷔앨범이 700만장이 팔린 엄청난 성공을했지만 후티의 데뷔작인 이 앨범은 1500만장을 팔아치운 괴물이다.(물론 국내정서에 안맞는탓에 우리나라선 아는사람보다 모르는사람이 더 많다) 두팀의 음악 스타일은 상당히 비슷한편인데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보컬. 카운팅 크로우즈의 흐느끼는듯 흔들거리는 보컬도 나름대로 좋지만 후티의 보컬 데리우스의 굵직하면서도 구수한 목소리가 적어도 내가 듣기엔 훨씬 더 좋다. 그리고 데리우스가 락밴드에선 보기드문 흑인 보컬리스트란점도 색다른 인상을 주었고 외모 또한 락커라고 하기 민망할정도로 푸근하고 수수한 옆집 아저씨같은 친근감을 준다. 흑인특유의 소울풀한 음색이 따뜻함을 느끼게해주고 듣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장 미국적인 ..
Counting Crows - August and Everything After (1993) 포크, 컨트리, 블루스에 뿌리를 둔 흔히 루츠락 또는 아메리칸 트래디셔널락이라 불리는 음악들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않는다고하고 또 실제로도 국내 인지도가 형편없기도하다. 사실 나도 이런음악을 별로 좋아하지않았고 20대초중반까지도 분명히 내취향이 아니었다. 아름답고 세련된 멜로디도 없으며 구슬프게 감성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미칠듯이 신나는것도 아니고 강력한 헤비함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딱히 와닿는게 없단얘긴데 이상하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런음악이 귀에 감기기 시작하더라. 예전에 들었을땐 촌스럽고 어눌했던 느낌이 따뜻한 여유로움으로 바뀌며 미국의 광활한 대지와 그 정서가 느껴진다. 몰두해서 감상하기보단 편하게 흘려들으며 흥얼거릴 수 있는 그런 음악이다.
Candlebox - Candlebox (1993) 90년대초라는 시대적상황 그리고 시애틀에서 출발했다는 지리적인 특성등으로 그런지계열로 분류되었던 캔들박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그런지가 아니었고 블루스색채가 가미된 아메리칸하드락에 가까운 음악이었다. 유명한 Far Behind와 Cover Me, Change, 그리고 블루지한 Rain, Blossom같은곡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