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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spring - Smash (1994) 한때 라이벌로 불리던 팀들을 말할때 보통 둘 다 훌륭했다는식의 다소 관망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그 라이벌들이 한창 불꽃 튀기며 경쟁하던 당시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쪽 또는 저쪽으로 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또는 둘 다 관심밖이거나) 90년대 네오펑크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그린데이와 오프스프링의 경우 나는 오프스프링쪽으로 더 기울었던 쪽이었다. 어차피 오프스프링의 음악 역시 고전 펑크의 정통성을 논할 대상은 아니었고 또 논할 이유도 없었을지 모르지만 어쨌건 이들의 음악은 확실히 그린데이에 비하면 보다 원초적이고 하드했다. 장난기섞인 유머감각위에 신나게 내달리는 사운드. 어차피 근심, 걱정 털어놓고 다함께 놀아보자는 음악이고 그 본질적인것에 이 앨범은 매우 충실했다. 그것이 내가 [Dookie]보다 [S..
Green Day - Dookie (1994) 이 앨범이 나왔을때 그린데이를 두고 '네오펑크의 선두주자'냐 '펑크정신을 말아먹은 저능아밴드'냐를 놓고 참 시끄러웠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감히 그린데이를 '저능아밴드'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만큼 대형밴드가 되어버렸지만. 어쨌건 애당초 펑크계통을 그다지 선호하지않던 나조차 이 앨범과 오프스프링의 [Smash]를 나란히 구입했을정도니 당시 확실히 이슈거리이긴 했다. 70년대 펑크와는 분명 의식도 방향도 달랐지만 요즘 대중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있는 팝펑크밴드들에게 그린데이같은 팀이 적지않은 영향을 줬을거라 본다. 쉽게 질린다면 질리는 음악이지만 어차피 이런음악은 진지한 감상을위해 만들어진것이 아니기에 그냥 듣고 신나게 즐기다 지루해지고 더이상 신나지않으면 쳐박아버리면 그만인것이다. 아마 당사자인 그린..
The Wallflowers - Bring Down The Horse (1996) 밥 딜런의 아들 제이콥 딜런의 월플라워즈. 유명한 아버지를 둔 모든 아티스트들이 그러하듯 당사자는 이러한 수식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했던 이 앨범의 성격은 포크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루츠락과 현대 얼터너티브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다. 루츠락의 소박하고 담백한맛에 얼터의 현대적인 감성과 듣기 좋은 멜로디라인이 적절히 조화되어 소위 미국적인 음악치고는 상당히 듣기가 편한편이다. 이들의 대표곡인 One Headlight, 6th Avenue Heartache와 Bleeders, Invisivle City같은곡도 좋다.
Nine Inch Nails - The Downward Spiral (1994) 10여년전 인더스트리얼, 테크노 신봉자였던 친구의 강력한 권유로 마릴린맨슨의 [Smells Like Children]과 함께 들었던 앨범. 그래도 마릴린맨슨은 락적인 요소가 강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건.. 당시 순수한(?) 락음악만을 고집하던 나에겐 적응안됨을 넘어 참으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던 음반이다. 하지만 취향을 떠나서 전자음 투성이의 테크노적 요소로도 이렇게 살벌한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데에 강한 인상을 받았었다. 20세기말의 불안한 정서를 담아낸듯한 음반.
Hootie & the Blowfish - Cracked Rear View (1994)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음악을 한 카운팅 크로우즈의 데뷔앨범이 700만장이 팔린 엄청난 성공을했지만 후티의 데뷔작인 이 앨범은 1500만장을 팔아치운 괴물이다.(물론 국내정서에 안맞는탓에 우리나라선 아는사람보다 모르는사람이 더 많다) 두팀의 음악 스타일은 상당히 비슷한편인데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보컬. 카운팅 크로우즈의 흐느끼는듯 흔들거리는 보컬도 나름대로 좋지만 후티의 보컬 데리우스의 굵직하면서도 구수한 목소리가 적어도 내가 듣기엔 훨씬 더 좋다. 그리고 데리우스가 락밴드에선 보기드문 흑인 보컬리스트란점도 색다른 인상을 주었고 외모 또한 락커라고 하기 민망할정도로 푸근하고 수수한 옆집 아저씨같은 친근감을 준다. 흑인특유의 소울풀한 음색이 따뜻함을 느끼게해주고 듣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장 미국적인 ..
Counting Crows - August and Everything After (1993) 포크, 컨트리, 블루스에 뿌리를 둔 흔히 루츠락 또는 아메리칸 트래디셔널락이라 불리는 음악들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않는다고하고 또 실제로도 국내 인지도가 형편없기도하다. 사실 나도 이런음악을 별로 좋아하지않았고 20대초중반까지도 분명히 내취향이 아니었다. 아름답고 세련된 멜로디도 없으며 구슬프게 감성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미칠듯이 신나는것도 아니고 강력한 헤비함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딱히 와닿는게 없단얘긴데 이상하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런음악이 귀에 감기기 시작하더라. 예전에 들었을땐 촌스럽고 어눌했던 느낌이 따뜻한 여유로움으로 바뀌며 미국의 광활한 대지와 그 정서가 느껴진다. 몰두해서 감상하기보단 편하게 흘려들으며 흥얼거릴 수 있는 그런 음악이다.
Candlebox - Candlebox (1993) 90년대초라는 시대적상황 그리고 시애틀에서 출발했다는 지리적인 특성등으로 그런지계열로 분류되었던 캔들박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그런지가 아니었고 블루스색채가 가미된 아메리칸하드락에 가까운 음악이었다. 유명한 Far Behind와 Cover Me, Change, 그리고 블루지한 Rain, Blossom같은곡도 좋다.
Stone Temple Pilots - Core (1992) 부쉬가 너바나 아류로 고생했다면 이 스톤 템플 파일럿츠는 펄잼의 아류로 시달렸던 밴드다. 음악적으론 펄잼과 별다른 유사점이 없었지만 보컬 스콧 웨일랜드의 음색이 에디베더와 제법 비슷했던게 문제였다. 이 스콧 웨일랜드란 사람이 참 골때리는 사람인데 툭하면 앨범발매전에 마약소지로 걸려서 깜빵 들락거리고 나중엔 갱생원까지 보내지는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이력의 소유자다. 뭐 그시절 그바닥에 약에서 자유로웠던 뮤지션이 얼마나 있었겠냐마는 이 사람은 유난히 경찰에 자주 걸리기로 유명했다. 더 웃긴건 그렇게 심각한 중독자인걸 공개적으로 광고하고 다녔음에도 폐인의길로 빠지지않고 지금 슬래쉬와 함께 벨벳리볼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것이다. (놀라운 사람이긴한데 개인적으론 영 호감이 안가는 아저씨다. 아무리봐도 변..
Bush - Sixteen Stone (1994) 시애틀 4인방이 그런지와 얼터너티브 1세대였고 포스트그런지 시대를 연 크리드가 2세대라면 그 사이 1.5세대쯤에 위치했던 밴드가 부쉬다. 처음 등장당시 너바나의 카피밴드라는 비난을 받아야했던 밴드이고 이들이 그런지의 본고장인 미국이 아닌 영국출신 밴드라는점도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주었다. 카피인지 아닌지를 떠나 일단 객관적으로 봤을때 너바나와 사운드적 유사함은 분명 있었고 보컬 게빈 로스데일의 음색과 창법도 마치 커트코베인이 에디베더의 흉내를내는듯한 느낌을 준다.(어쨌건 난 게빈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분명 너바나나 펄잼등에 영향을 받은것같지만 부쉬를 허접한 아류밴드로 폄하하기엔 그들만의 장점이나 특징이 있었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것도 이들이 대중들에게 어떤면으로던 어필할 수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던것이..
Pearl Jam - Vs. (1993) 커트코베인이 예상못한 성공에 자신이 구역질내던 세상속에 들어와버린것을 못참고 영원히 현실도피를 해버렸다면 펄잼은 스타의 위치에서도 끊임없이 저항과 반항을 몸소 실천한 밴드였다. 데뷔앨범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뒤 거기에 도취하기는커녕 일체의 뮤직비디오 제작거부와 정규앨범 발매전 관행과도 같은 싱글발매거부. 그리고 자신들의 몸값이 올라가자 공연 티켓가격을 올리려던 거대기업 '티켓마스터'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일등은 유명하다. 뚜렷한 자기주관속에 뚝심과 배짱, 뜨겁지만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며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섰던 펄잼. 이런 평가가 펄잼이 원했던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보여준 행동들에대해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이미지다. 이러한 투쟁속에 나온 앨범답게 음악에는 한층 더 날이 서있는데, 앨범 자켓처럼 우리안에..
Pearl Jam - Ten (1991)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너바나와 90년대 얼터의 라이벌 관계였던 펄잼의 패기에 찬 데뷔작. 라이벌이라곤 해도 두팀의 음악과 커트코베인, 에디베더는 서로 너무나 달랐다. 두팀간의 지겨운 비교와 갈등에관한 기록들은 논문을 써도 될만큼 널려있으니 각설하기로하고 이 앨범이 정말로 '끝내주는 앨범'이란게 중요하다. 앨범전체 곡하나하나가 정말 '끝내주는 에너지'로 똘똘뭉쳐있다. 젊음의 열정과 폭발할듯한 에너지, 그리고 기성세대와 사회의 삐뚤어진 모습에대한 분노가 응축되어있다. 그리고 이런것들을 무절제하게 마냥 뱉어내는게 아니라 꾹꾹 눌러담는듯이 표현하여 불안정하면서도 가슴한켠에 구멍을 뚫는듯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난 펄잼의 음악에 있어 에디베더의 보컬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이앨범의 노래들을 에디베더가 ..
Alice In Chains - Dirt (1992) 너바나의 [Nevermind]와 비견되는 90년대 얼터너티브 역사에있어 빼놓을 수 없는 앨범. 너바나에게 Smells Like Teen Spirit이 있었다면 앨리스에겐 Would?가 있었다. 고독과 광기, 절망과 분노, 어둠과 환각. 앨리스 인 체인스의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