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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 Revenge (1992) 외계인옷에 삐에로 분장하고 혓바닥 내밀던 70년대와 분장을 지우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80년대를 지나 90년대를 맞이한 키스는 이미 한물간 밴드였는지 모른다. 게다가 이 앨범이 나올무렵엔 이미 그런지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었으니 그와중에 나온 노장 키스의 앨범에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거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묻혀져버리기엔 아까운 보석같은곡이 여기에 실려있으니 바로 God Gave Rock'N Roll to You다. 노장들의 락에 대한 찬가를 듣고있자면 왠지 아련하기까지하다.
Budgie -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 (1973) 70년대 하드락씬은 딥퍼플과 레드제플린이 양분했다고 볼 수 있지만(블랙사바스는 워낙 성격이 다르니 제외) 이둘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봤지만 음악성은 전혀 뒤지지않았던 벗지가 있다. 레드제플린이나 딥퍼플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보이는 하이톤의 보컬, 기교위주의 솔로잉보다는 리프위주의 진행, 그리고 레드제플린의것과는 또다른 대곡지향의 아트락적인 성향. 알게모르게 다음세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밴드고 훗날 메탈리카는 이 앨범의 Breadfan을 리메이크 하기도한다. 딥퍼플과 레드제플린만으론 뭔가 부족하다면 벗지의 이 앨범과 다음앨범인 [In For The Kill]을 추천.
Deep Purple - Burn (1974) 보컬이 이언길런에서 데이빗커버데일로 바뀐 딥퍼플 3기를 여는 앨범. 개인적으로 딥퍼플의 앨범들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인데 데이빗커버데일의 보컬이 그 이유중 하나다. 이때까지만해도 무명이고 덜 다듬어진 데이빗커버데일의 보컬은 다음앨범에 실린 Soldier Of Fortune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고 훗날 화이트스네이크에서 절정을 이루게된다.
Deep Purple - Machine Head (1972) 하드락의 역사, 전설, 교과서 등등 대강 수식어 갖다붙이면 모두 성립이 되어버리는 마법같은 음반.이 앨범을 빼고서는 하드락을 논할 수 없다.락의 르네상스라 불리던 70년대 하드락의 열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마스터피스.
Thin Lizzy - Thunder and Lightning (1983) 필리놋과 게리무어 그리고 명곡 Still in Love With You로 기억되는 씬리지이지만 나처럼 존사이크스의 기타때문에 씬리지를 들은사람도 없지는 않을거다. 이 앨범이 존사이크스가 참가한 앨범이자 동시에 씬리지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자 씬리지 역사상 가장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를 담고있는 앨범이다. 마지막을 불사르는듯한 격정적인 사운드, 그리고 그 중심엔 존사이크스의 기타가 있다. 솔직히 전체적인 곡의 스타일은 썩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존사이크스의 끝장나는 기타만으로도 만족한 앨범.
생일 3일전이 내 스몰아홉번째 생일이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생일에 무감각해진다. 태어난날이라는 즐거움보다는 '또 하는거 없이 한살 더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인건가. 별생각없이 지나가려던 생일이었지만 그래도 생일인데 밥이라도 먹자는말에 밤11시가 넘어 가까운 고기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고기집 아줌마가 내가 생일인걸 알았던걸까. 테이블에 미역국이 올라왔다. 고기집에서 뜨거운 미역국이 나오는걸 좀처럼 볼 수 없었기에, 그리고 하필 내 생일날 미역국이 나온걸보며 괜히 쓴웃음이 지어졌다. 그렇게 얼떨결에 미역국과 함께 나이 한살을 또 먹고말았다.
찰떡궁합 라면과 양은냄비
장래희망 '누구누구는 장래희망이 뭐니?' 학년이 바뀔때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꿈과 목표에 대해 자신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한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때만해도 이에대한 모범답안은 몇가지로 정해져 있었다. 과학자, 경찰, 군인, 의사.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큰 포부를 가진 친구들까지. 하지만 난 장래희망이 없었다. 커서 뭐가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해볼 필요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받을때마다 난 곤란함을 느껴야만했다. 장래희망이 없기에 사실대로 '없다'고 대답하면 선생님과 반친구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실제로 '없다'고 대답했다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커서 뭐가되고 싶은지 내일까지 생각해오라는 숙제를 받은적도 있었다. 어린 나로써는 그런 상황들이 이해될리가 없었다..
운동회 집을 나와 2분이면 초등학교다. 집앞에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쓰고 살고있었는데 어느날인가부터 아침마다 동요로 추정되는곡들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나면 확성기인지 마이크인지 모르는 어찌되었건 큰소리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다시 음악의 반복. 이게 오후까지 계속된다. 가을 운동회를 준비하는거였다. 내 생활패턴상 오전에 잠드는경우가 많은데 자려고 딱 누우면 이게 시작되는거다. 둔하기로는 누구못지않은 나조차 시끄럽고 정신이 사나워서 한참을 뒤척거린뒤에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자다가도 고함소리에 깬일도 여러차례. 처음에는 뭐 며칠하다 말겠지 싶었던게 참 오래도 가더라. 한달정도는 매일같이 그랬던거 같다. 초등학교 운동회하는데 뭐 그리 준비할게 많은지.. 그런데 이런 불편을..
집에서 먹는 파파이스 두마리 만원짜리 치킨을 몇년간 애용하다 한번 크게 당한뒤로 제대로 된 닭집을 찾던중 박군이 강력추천을 해준곳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맘스터치' 이름은 일단 구린데.. 박군측에 의하면 파파이스 자매회사이고 맛도 완전히 파파이스 치킨맛 그대로라는거다. 파파이스라하면 어린시절 아가씨들과 오붓하게 앉아 닭과 햄버거따위를 즐기던 추억의 패스트푸드점이 아닌가? 옛시절을 떠올리며 별 기대없이 한번 시켜봤다. 그런데 웬걸.. 정말 옛날에 먹던 파파이스 치킨맛 그대로가 아닌가! 매콤한 스파이스향과 파파이스치킨 특유의 육즙까지 완전히 똑같더라는거지.. 말그대로 집에서 먹는 파파이스였다. 앞으로 닭시켜먹을땐 여기서만 먹기로 했다. 박군내외에게 심심한 감사를..
Metal Church - Hanging in the Balance (1993) 이제는 잊혀진 이름이 되어버렸지만 한때 메탈리카, 메가데쓰와 함께 일명 3M으로 불리던 메탈처치의 5집이다. 셀프타이틀 1집과 2집 The Dark를 대체로 높게 쳐주는편이지만 난 이 앨범을 즐겨들었다. 초기의 거칠게 몰아붙이는 맛은 많이 사라졌지만 깔끔한 사운드속에 묵직하고 안정된 음악을 들려준다. 스래쉬보다는 파워메탈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법한 음반.
Van Halen - Balance (1995) 자켓사진부터 음악에대한 평가까지 논란이 많았던 반헤일런 정규10집. 솔직히 전체적으로 좀 지루한감이 없지않아 있긴하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된 노장 밴드임에도 녹슬지않은 세련된 감각과 식지않는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Can't Stop Lovin' You가 싱글챠트에서 나름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