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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분노의 질주 신작 덕분에 1년 만에 극장 구경하고 왔다. 첫 편이 나온 지 올해로 20년, 외전인 홉스&쇼까지 10편째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이젠 기대 같은 거 보다는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챙겨보는 영화가 되었다. 이젠 명실상부한 초대형 블록버스터 액션 프랜차이즈가 된 만큼 이번에도 제작비 2억 달러를 쏟아부어 신나게 때려 부수며 눈요기를 시켜준다. 1편에서 트레일러나 터는 좀도둑 무리에서 시작해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탱크에 비행기에 빌딩, 잠수함까지 스케일이 커져갔고, 이러다 우주까지 나가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물론 분노의 질주가 현실성이나 물리법칙 따위는 무시하고 봐야 하는 오락 영화가 된 지 오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차인표 유치하거나 별로 안 웃길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나 지루할 줄은 몰랐다. 시트콤 에피소드 1편 분량을 억지로 100분으로 늘려놓은 듯한 구성. 차인표 본인에게는 어떤 면에서 의미 있는 영화였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로서 보자면 연출이나 각본이 정말 수준 미달이다. 아예 약 빤 콘셉트로 막 나가던가 하다못해 포스터처럼 오토바이 타고 색소폰이라도 부는 게 낫지, 영화 절반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누워만 있으면 뭘 어쩌자는 걸까? 원래 극장 개봉하려다 코로나 때문에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이게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잘한 일이다. 4.0/10
남산의 부장들 10.26이 소재다 보니 일부 보수 진영에선 살인자 미화라거나 총선용 홍보물이라며 흥분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정치색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없을 수도 없고) 실화 기반의 원작을 무리해서 오버하지는 않는다. 연출은 담백하다 못해 건조함마저 느껴질 정도고 오로지 배우들(특히 이병헌)의 연기에 모든 걸 맡긴 영화다. 그렇다 보니 영화적인 재미는 별로 느낄 수 없고 배우들의 연기에 함께 몰입하지 못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소지도 다분하다. 이병헌의 심리 묘사와 감정선 표현이 극 전체의 긴장감을 좌우할 만큼 훌륭하지만 이성민도 언뜻언뜻 진짜 박통처럼 보일 정도로 잘 뽑혔다.(다만 현재 같이 개봉 중인 미스터 주와의 괴리감이..) 7.0/10
나이브스 아웃 스타워즈 팬으로서 에피소드 8을 아작낸 라이언 존슨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스타워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을 뿐 재능은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설정부터 미장센까지 고전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분위기고, 왠지 원작 소설이 있을 듯 하지만 오리지널 각본이라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등장인물이 많아 초반에 좀 산만한 감이 있고 스토리에서도 조금 개연성이 부족해 갸우뚱해지는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미스터리 추리물 같지 않게 분위기나 진행이 꽤 경쾌하고 마무리도 해피엔딩으로 깔끔하다. 정통 추리극과 같은 틀 안에 사회 풍자를 자연스럽게 담아낸 센스도 돋보인다. 7.0/10
겨울왕국 2 최근 몇 년 사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사람이 많았다. 상영 시간까지 20분이나 남아있었는데 키오스크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팝콘을 못 샀을 정도. 애초에 전혀 기대 안 하고 봤지만 생각보다 더 별로였다. 작정한 듯 돈과 인력을 때려 부어 비주얼이나 기술적인 면으로는 압도적인 화려함을 보여주지만, 정작 재미는 없다.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닌 (초대박 흥행한 전편으로 인해) 만들어야 하니까 만든 느낌이 너무 강하다. 스토리나 주제는 전혀 흥미롭지 않고 엘사의 화려하고 다양해진 의상과 진해진 화장에서 노골적으로 굿즈나 관련 상품 팔아먹으려는 상업적 의도만 보인다. 스벤과 올라프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역시 마찬가지.(인형 팔아야지?) 스벤은 그래도 귀엽기라도 하지.. 계속 어른이 되면 어쩌고 ..
조커 일단 다 떠나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말 그대로 미쳤다. 2시간 내내 조커만 나오는 영화고 카메라는 심심하면 클로즈업을 남발하지만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보는 사람을 몰입하게 만든다. 미친 연기뿐 아니라 무겁고 다크한 영화 속 분위기를 빚어낸 미장센과 끊임없이 심장을 울려대는 BGM과 사운드트랙이 기가 막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 히스 레저의 조커와 비교해서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의구심이 있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히스 레저의 조커는 단 1도 생각나질 않았다. 정확히는 떠오를 틈이 없었다는 게 맞을 듯. 8.5/10 ps.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를 받은 것 까진 그렇다 쳐도, 딱 봐도 초등학생인 애들을 데리고 극장에 온 부모들이 있는 것에 좀 놀랐다. 부디 히어로물인 줄 알고 실수로 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처음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찰스 맨슨 사건을 각색한 타란티노식 막장 무비를 생각했으나, 실체는 타란티노가 사랑해 마지않는 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온갖 애정의 집합체였다. 때문에 영화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2-30분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정적이고 느긋하게 진행된다. 또 타란티노 영화치고는 수다스럽지 않고, 60년대 감성을 잘 재현한 영화의 때깔을 감상하며 한적하게 드라이브하는 장면이 많아 색다른 재미를 준다.(적어도 2시간 40분 동안 눈밭과 오두막만 나오는 전작 헤이트풀 8보단 훨씬 눈이 즐겁다) 문제는 소재가 소재다보니 찰스 맨슨 패밀리나 로만 폴란스키, 샤론 테이트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은 물론이고, 그 시절 할리우드 문화, 특히 서부 영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부분..
분노의 질주: 홉스&쇼 애초에 스핀오프로 떨어져 나온 이상 분노의 질주란 타이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냥 시원하게 때려 부숴 주기만 하면 만족하겠단 생각으로 봤다. 하지만 액션이 생각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연출이 신선하지도 않았다. 마지막 헬기와 자동차의 줄줄이 비엔나 신만 좀 볼만했고 나머진 어디선가 한 번쯤 본듯한 시퀀스의 연속.. 그리고 감독이 데드풀2의 데이빗 레이치인데 하나라도 더 때려 부술 시간에 시답잖은 말장난으로 때우는 장면이 너무 많다. 그래도 주연인 두 대머리의 티격거리는 케미는 꽤 좋은 편이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바네사 커비의 존재감은 빛이 난다. 하지만 무난한 여름용 액션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었던 영화는 후반부에 뜬금없이 홉스의 고향인 사모아 섬으로 가면서 가족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2 여전히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들의 매력에 기대는 작품이지만 토이스토리 1을 장난감에서 반려동물로 옮겼을 뿐이었던 전작에 비하면 그래도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야기의 재미나 완성도와 별개로 영화의 주제는 괜찮았다고 생각. 등장인물이 많아서인지 세 팀으로 나뉘어 진행하다 후반부에 합류하는 플롯을 취하고 있는데 토이스토리 4도 그랬지만 난 이런 구성은 별로 안 좋아한다. 동물들의 특징을 센스 있게 표현한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특히 해리슨 포드가 목소리를 연기한 신규 캐릭터 루스터가 인상적이었다. 7.0/10 ps. 보는 내내 피식거리기만 하다 후반부 스노우볼과 원숭이 격투신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웃던데 그 장면은 정말 나랑 코드가 맞았다.(날 웃게 만들었으므로 0.5점..
라이온 킹 원작 애니와 비교하면서 표정이 풍부하지 못하네, 동물의 왕국에 더빙해놨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네 등등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굳이 '실사화'한 영화를 보고서 '애니' 같지 않다고 투덜거릴 필요는 없다. 그냥 CG화가 아닌 실사 지향의 CG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매우 충실하고 놀라운 퀄리티를 이룩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라이온 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OST의 경우 오프닝인 'Circle of Life'는 좋았지만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은 엘튼 존 버전에 비해 감동이 덜 했다. 존 파브로의 전작인 정글북보다는 거의 모든면에서 더 좋아졌다. 7.0/10 ps. 25년 만에 '제임스 얼 존스' 옹께서 다시 무파사 목소리를 연기하는 투혼을 보여주신다.
토이 스토리 4 사실 토이스토리를 9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영화의 큰 주제는 우디의 정체성 찾기이지만 실제로 극을 이끌어가는 건 보핍이며 1, 2편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보핍을 아예 다른 캐릭터로 만들어놔서 어색하다. 치마를 벗어던지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돌아온 보핍에서 인크레더블2의 사실상 주인공이었던 일라스티걸이 오버랩되는데 뭐 여기까진 좋다. 문제는 우디의 캐릭터도 붕괴되었다고 느껴지는건데 엔딩에서의 우디의 선택이 전혀 공감되지가 않고 개연성도 떨어져 보인다. 포키에게 그렇게까지 집착하는것도 이해가 안 가고 빌런인 개비개비도 기존의 저그나 랏소 등과 비교하면 매력이 한참 떨어진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드는건 신 캐릭터들의 등장에 밀려 기존 캐..
로켓맨 좋든 싫든 보헤미안 랩소디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영화인데, 보헤미안 랩소디가 퀸의 음악에 많이 기대고 있다면 로켓맨은 좀 더 엘튼 존 개인에 집중한 느낌이다. 태런 에저튼의 연기는 진짜 엘튼존 젊을 때 모습을 보는 것처럼 굉장하지만 제 3자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전기물보다는 엘튼 존 본인의 입김이 가미된 자서전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게다가 영화의 핵심 요소인 음악이 개인적으로 별로 안좋아하는 뮤지컬 영화 형식인 것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다. 이야기 전개에 맞춰 엘튼존이 처한 상황이나 심리 상태에 따른 곡들의 배치는 좋았지만 뮤지컬 스타일보다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리얼한 스타일로 연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개봉 첫 주말이었는데도 1개 관에서 딱 3회 상영하고 그나마 저녁 시간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