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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괴물 덕후 기예르모 델 토로가 기어이 괴물 영화로 아카데미상 4개를 가져갔다.미술상은 당연해보이고 음악상도 충분히 받을만하지만 감독상과 특히 작품상까지는 개인적으로 좀 의외였다.아무래도 영화가 담고있는 주제가 요즘 사회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져 점수를 딴것으로보이는데, 실제로 영화에는 장애인과 괴물 주인공에 흑인과 게이 조연, 그리고 백인 악역까지 대놓고 티나게 모아놨다.하지만 라스트 제다이의 경우처럼 이런 요소들을 과하다못해 황당하게 내세워 오버하지 않고 영화 흐름의 재료로 잘 소화시키고 있기때문에 전혀 거슬리지는 않는다.특히 델 토로 감독 특유의 기괴함과 아름다운 색채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말그대로 예술이다.잘 만든 한편의 어른용 동화. 7.5/10
코코 오랜만에 만나는 픽사의 오리지널 신작.이미 국내에서 300만을 찍는등 흥행에 성공했고 대중과 평단의 평가도 모두 좋은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먼저 등장 캐릭터들이 영 매력이 없다.픽사의 기술적인 부분, 즉 CG퀄리티야 나무랄데가 없지만 디자인적으로 별로라는 얘기다.멕시코 망자의날을 모티브로 한 해골 캐릭터들도 어디서 본듯, 전혀 독특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인사이드아웃과 더불어 가장 캐릭터 디자인이 별로인 픽사 작품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실제로 굿즈들이 나온다해도 전혀 갖고싶은것이 없을것 같다.다음으로 실망스러운 부분은 뮤지컬적인 요소가 대폭 들어간것으로, 보다보면 디즈니 애니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개인적으로 뮤지컬 형식의 애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도 있지만, 디즈니 애니와는 ..
쥬만지: 새로운 세계 대부분 이 영화에 스토리보다는 볼거리를, 감동보다는 웃음을 기대 했을거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두가지 모두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으니.. 결국 남는건 드웨인 존슨의 근육과 안웃긴 저질 유머 몇가지 뿐.뜬금없는 섹드립이 좀 나오는데 아이들과 함께보는 가족영화라 하기엔 뻘쭘하고 그렇다고 어른들이 보기엔 유치한 코드들이다.그래도 드웨인 존슨의 캐릭터는 좋았는데 분노의 질주에서의 심각한 홉스보다는 이런 코믹스러운 근육맨 캐릭터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그래도 두세번정도 헛웃음이 나오는 부분은 있다. 5.5/10
1987 지극히 정치적인 영화이나 여기서는 영화로서만 얘기하겠다.우선 시대상과 성향이 비슷한 '택시운전사'와 비교하면 영화적 완성도는 1987쪽이 훨씬 높다.거의 송강호 개인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다시피하고 매번 똑같아서 식상한 유해진과 몰입감을 깨는걸 넘어 황당하기까지 한 추격전 등 좋은 소재에 비해 영화적으로는 많이 부족했던 택시운전사와는 달리 1987은 묵직한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면서도 적절하게 균형이 잡혀있다.물론 유해진은 1987에도 어김없이 또 등장하지만 그동안 얼굴만 나와도 어떤 캐릭터인지 뻔해보이던 똑같은 유해진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좋았다.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히 섞으면서 풀어나가는 스토리도 괜찮았고 특히 억지 신파 코드가 없어서 좋았다.주요 배우들의 연기는 대부분 좋았지만 특히 김태리의 연기가 좋았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스포일러 포함 주의 2년을 기다린 스타워즈 에피소드8.전작인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가 클래식 에피소드4를 거의 그대로 답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면 이번 라스트 제다이는 기존 스타워즈의 클리셰는 물론이고 캐릭터들과 설정까지 깨부셔서 논란이 되고 있다.영화 내내 거슬리거나 황당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역시나 가장 큰건 루크의 묘사로 은하계의 영웅이자 최고의 제다이를 노망난 은둔 노인으로 만들어버렸다.7편 마지막에 등장하며 굉장한 기대를 심어준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찐따로 만들어놨는데 레이에게 건네받은 라이트세이버를 뒤로 던져버릴때부터 뭔가 잘못됐다는걸 느꼈다.강인한 정신력과 선함의 상징인 캐릭터를 조카 살인 미수범으로 만들어버리고 그 이후의 행보 역시 이해할 수 없는데, 이는 루크 그 자체인 마크 해밀도 ..
블레이드 러너 2049 비록 원작 감독이 제작에 관여하고 원작 주연 배우도 다시 출연하지만, 무려 35년만의 속편 등장은 오히려 원작을 훼손시키는게 아닐까하는 우려를 낳았다.하지만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맡고 로저 디킨스와 한스 짐머까지 동원되는 지경에 이르고, 여기에 한창 주가가 오른 라이언 고슬링까지 주연으로 합류하니 도무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결과적으로 이 심상치않은 스케일의 프로젝트는 1억 5천만 달러짜리 예술 영화를 탄생시켰다. 사실 원작이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3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했을때 시나리오에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어느정도 억지스러운 부분들도 있을것이라 예상했다.하지만 이 영리한 속편은 원작의 세계관과 철학을 충실히 계승함과 동시에 자신..
킹스맨: 골든 서클 킹스맨 전편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애당초 속편을 염두에 둔 영화가 아니었기에 스토리가 산으로 갈 것이란건 예상이 가능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상상 이상으로 후진데, 물론 킹스맨 같은 영화에 대단한 스토리를 바란건 아니지만 완성도를 떠나서 이야기가 전혀 재미 없다.억지를 써가며 볼륨을 늘리고 판을 키웠지만 오히려 전편의 B급 무비스러운 매력은 옅어지고 그렇다고 블록버스터라 하기도 애매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렸다.물론 전편보다 늘어난 액션등으로 팝콘무비로는 합격점을 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킹스맨 전편이 결코 이런 팝콘무비에 머문 작품이 아니었다는데 있다.어이없고 황당하면서도 톡톡 튀는 재기발랄한 센스와 연출에 좋은 점수를 줬던 입장에서는 이번 속편은 너무 식상하고 매력이 떨어진다.많은 캐릭터들..
혹성탈출: 종의 전쟁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작품이라 기대가 컸지만, 개인적으로 2편 '반격의 서막'이 별로였기때문에 걱정도 있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러운 편이었는데 우선 '종의 전쟁'이라는 부제부터가 다 뻥이다.종 간의 전쟁이라고 말하기 매우 민망한 규모의 전투가 몇 차례 있을뿐인데, 일부러 부제를 저렇게 붙여서 관객들이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 액션물로 착각, 또는 기대하게끔 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뭐 좋다. 액션 빵빵하게 안터져도 스토리 진행이나 인물들간의 드라마가 좋으면 괜찮다.하지만 난 그것도 별로였다.인간이 퇴화되는 이유등 원작의 설정을 맞추기위해 너무 급하게 대충 끼워넣은듯한 진행은 개연성을 떨어뜨리고 영화를 가볍게 만든다.('이게 다 바이러스 때문이다'면 만사 OK?)또 사람들에게 깊..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를 메멘토부터 인터스텔라까지 대부분 봤지만 그의 영화 스타일을 찬양하는 부류는 아니다.특히 시간을 의도적으로 뒤섞어놔서 헷갈리게 해놓고 클라이막스에 가서 '사실은 이거야! 어때 쩔지?' 하는식의 특유의 플롯구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하지만 그의 감각적인 영상과 연출력은 뛰어나다 생각하며 덩케르크의 소식을 듣고는 도대체 크리스토퍼 놀란이 전쟁 영화를 만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가 궁금해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사실 처음에 '1.잔교에서, 일주일' 이거 나올때는 '아, 이 양반 또 시작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좀 불안했는데 다행히 시간가지고 편집놀이 하는건 과하지 않고 적절하다.영화의 흐름은 대체로 건조한데비해 색감등 때깔은 또 묘하게 좋다.철수 작전을 소재로 한 만큼 살아서 돌아가고자..
내 사랑 먼저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자.영화의 원제는 'Maudie'로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화가 '모드 루이스'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그런데 국내 개봉명은 '내 사랑'으로 바꿔놨다.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는 제목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로, '내 사랑'이라고 하면 뭔가 굉장히 러블리한 로맨스/멜로물이 떠오른다.하지만 이 영화는 (로맨스도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주인공 모드의 삶을 따라가는 일종의 전기 드라마에 가까운 형태로 그녀의 이름 그대로를 사용한 원제목 'Maudie'가 딱 어울리는 제목이다.때문에 제목만 보고 달달한 로맨스 영화로 생각하고 본 사람들은 실망하거나 지루해할 수도 있는데 내 경우엔 오히려 뻔하고 유치한 로맨스물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었다.우선 영상이 굉장..
스파이더맨: 홈커밍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일단 먼저 나온 스파이더맨 작품들, 특히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과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 나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봤다.샘 레이미 스파이더맨처럼 고층 빌딩 숲을 거미줄 타고 활강하는 액션신이 왜 없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것 같은데 막상 그런 액션을 넣었으면 분명 예전 스파이더맨이랑 다른게 뭐냐는 소리가 나왔을거다.영화에서도 이런 부분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들(허공에 거미줄 쏘는신, 골프장 달리기신등)이 있고 결과적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이전 스파이더맨들과의 차별화엔 성공했다고 본다.아직 서툴고 어린 10대 스파이더맨의 학교 생활 모습부터 점차 성장해 나가며 히어로로 각성하는 과정도 유쾌한 분위기속에 잘 담아냈다.선배 히어로(배트맨)였던..
옥자 봉준호 감독이 언급하기도 했지만 '괴물'보다는 '토토로'를 떠오르게 하는 영화고, 그외에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모노노케 히메'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 환경, 동물, 크리쳐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의 영향이 느껴진다.서양배우들과 한국배우들이 뒤섞이고 서울과 뉴욕을 오가는 부분들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출한 부분에서 감독의 경험치가 돋보인다.중간중간 소소하게 터지는 봉준호식 개그도 괜찮은편.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밸런스나 포지션은 어정쩡하다.화면은 과장되지않은 리얼한 스타일로 담고있는데 몇몇 주요 캐릭터들은 B급 만화 영화에 나올법한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타입이라 몰입에 방해가 된다.영화에서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담고싶었던건지, B급 정서의 개성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크리쳐..